격투기 선수 추성훈. /뉴시스

격투기 선수 추성훈(49)이 어린 시절 재일교포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던 일화를 공개했다.

추성훈은 3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에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는 과정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추성훈은 “어린 시절 살던 동네가 오사카 지방에서도 (치안이) 나쁜 동네였다”며 “동네 친구들이 (어른이 된 현재) 거의 다 야쿠자다. 그런 친구들이 너무 많았지만 유도 선수 출신 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에 어린 시절 나쁜 길로 빠지지 않았다”고 했다.

추성훈은 “가슴에 태극기를 단 대한민국 국가대표 유도 선수가 되고 싶었다. 저의 꿈이자 아버지의 꿈이기도 했다”며 “대학교를 졸업하면 실업팀으로 가는데 일본 실업팀에 가려면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일본 실업팀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왔는데 35년 전 당시 월급을 30만엔 (한화 약 300만원) 준다더라. 24살인 제게는 너무 흔들리는 제안이었다”고 했다.

이어 “수도 없이 고민을 하다가 결국 꿈을 선택했다. 그리고 아버지한테 한국으로 가겠다고 했다”며 30년 전 유도 선수로 활동하던 당시 입었던 도복과 태극 마크가 새겨진 이름표를 공개했다.

어린 시절 재일교포로서 겪은 차별에 대해서는 중학생 시절 친구와 다툰 후 선생님에게 구타를 당했다며 당시 선생님에게 “일본인 때리지 마”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추성훈은 또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에서 자신과 가족을 향한 악플이 달리고 있다며 특히 ‘한국말 못하는 X신’이라는 악플이 충격이었고 이로 인해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인가?’라는 고민에 빠졌다고 했다.

추성훈은 딸 추사랑이 악플로 상처를 받을까 걱정된다며 “딸이 겪을 상처를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라고 했다.

한편 재일교포 4세인 추성훈은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었으나, 한국 유도계의 텃세에 불만을 제기하다 지난 2001년 일본으로 귀화했다.

추성훈은 “가장 듣기 좋은 말은 ‘추성훈’이다”라며 “왜냐면 이제 없는 이름이다. 일본으로 귀화하면서 이름이 없어졌다. 그래도 한국 와서 (일본 이름인) 아키야마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가끔 ‘사랑이 아빠’라고 하는 사람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성훈은 한국 사람이야’라는 말이 지금까지 아픔을 다 해결해 주는 한마디인 것 같다”며 “제 몸속에 흐르는 피와 마음은 한국 사람인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