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국가대표 김예지가 5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CGV 용산점에서 진행된 영화 '글래디에이터2' VIP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가 당분간 선수 생활을 중단한다. 소속팀 임실군청과 계약을 조기 종료하고 내년 시즌 전까지 얼마간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김예지의 소속사 플필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예지가 소속팀 임실군청과 계약을 조기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김예지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로서 여정을 잠시 멈추고, 당분간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엄마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김예지는 지난달 16일 일신상의 이유로 임실군청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실군에는 그동안 소홀했던 육아 등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지의 당초 계약 기간은 올해 12월까지였으나 재계약 대신 조기 종료를 선택했다. 김예지는 2018년 1월 1일 임실군청과 처음 계약한 뒤 현재까지 1∼2년 단위로 재계약을 해왔다. 소속사는 “지난달 전국체육대회를 끝으로 올해는 더 이상 출전 예정 대회가 없고 내년 시즌은 4월부터 시작하는 걸 고려해 계약을 조기에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김예지는 지난달 전국체전에서 여자부 25m 권총 결선 7위를 기록했다. 공기권총 본선에서는 13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대회를 마감했다. 김예지는 전국체전 이전부터 휴식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3일부터 18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 파이널 엔트리에 등록했으나 전국체전을 전후해 소속팀과 대한사격연맹에 출전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

김예지는 2024 파리올림픽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지방시, 루이뷔통 등 각종 명품 브랜드 및 유명 패션 매거진과 화보 촬영을 했고, 한 영화의 예고편에 킬러 역할로 카메오 출연을 하는 등 사격을 알리기 위한 대외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테슬라코리아의 앰배서더가 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국제사격연맹(ISSF) 바쿠 사격 월드컵 25m 권총 결선 당시 세계 신기록을 세운 김예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대외활동을 넓히고 있지만 사격 선수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운동선수라 영화 출연은 생각도 못 했다. 더 많은 사람이 사격을 접할 기회가 된다면 기꺼이 출연하겠다”며 “패션 아이콘으로 불러주셔서 감사하지만, 난 사격 선수다. 화보 촬영은 일부의 모습일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