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준(오른쪽)씨와 김재욱 칠곡군수./칠곡군

경북 칠곡군에서 40년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와 봉사를 실천한 70대 남성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칠곡군에 따르면 김기준(76)씨는 지난달 18일 지역 내 60가구에 김장김치 250포기를 기부했다.

김씨의 나눔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6년부터 칠곡군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김씨는 지역 내에서 소년소녀가장의 어려운 사정을 접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씨는 1984년부터 2005년 퇴직 때 까지 21년간 총 98가구의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매달 월급 30%를 기부했다. 평소 잘 피우던 담배도 기부를 위해 끊었다.

김씨는 퇴직 이후에는 농부가 되어 이웃에게 농산물을 기부했다. 지난달 18일 있었던 김장 봉사에는 김씨로부터 입학금을 지원받아 대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 있었던 40대 여성 A씨도 함께했다.

김씨가 나눔을 하게 된 계기는 어린시절 길에 떨어진 과일을 주워먹었던 가난한 기억과 할머니의 평소 가르침 덕분이었다. 김씨는 “할머니께서 유언으로 “죽을 때까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어라”고 하셨는데 그걸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김씨는 2000년 ‘좋은 한국인 대상’에 선정돼 받은 상금 500만원도 기부했다. 이후 선행을 인정받아 2005년 대통령 표창과 2010년 자랑스러운 도민상을 받았다.

김씨는 지역 내에서 마라토너로도 이름 높다. 지난 35년간 마라톤을 하면서 50회 이상 42.195km 풀코스를 완주했고 올해에도 하프코스(21km)를 2시간 7분만에 완주했다.

김씨는 “100km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처럼 100세까지 건강하게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인생 최대 소원”이라며 “눈 감는 날까지 나눔과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오늘도 달려서 체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