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묵념하는 황희찬. /황희찬 인스타그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튼의 공격수 황희찬이 토트넘과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2호 골을 넣은 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황희찬은 30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24-25 EPL 19라운드에서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이날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부상에서 회복하고 약 3개월 만에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전반 7분 프리킥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2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시즌 첫 골을 넣은 황희찬은 이로써 2경기 연속 득점했다. 황희찬은 동료들과 시즌 2호골을 넣은 기쁨을 나눴다.

이어 황희찬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더니 잠시 경기장에 서서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무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였다. 경기 후 황희찬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경기 직전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면서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황희찬은 경기 직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전에 아무래도 한국에서 안 좋은 소식들이 있어서 준비 잘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또 유가족분들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는 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희생자분들께 그렇게나마 애도를 꼭 전해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골 넣으면 ‘희생자분들께 세리머니를 해드리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렇게(묵념을 하고 하늘을 가리키는 행동)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활주로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항공기 기체는 충돌 직후 폭발해 꼬리 부분을 제외하고 전부 불탔다. 소방 당국은 탑승자 181명 중 구조된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구조된 2명은 승무원 이모(남·33)씨와 구모(여·25)씨로, 이들은 항공기 꼬리 부분에서 구조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는 29일 오전 2시 11분(현지 시각)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오전 8시 30분(한국 시각) 무안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이날 오전 8시 57분쯤 무안국제공항 관제탑이 사고기에 “새 떼를 주의하라”고 경고했고, 2분 후인 8시 59분 사고기 기장이 구조 신호인 ‘메이데이’를 외쳤다. 기장은 착륙을 포기한 뒤 공항을 선회해 오전 9시쯤 2차 착륙을 시도했다. 그러나 바퀴를 내리지 못하고 ‘동체 착륙(기체가 지면에 직접 닿으면서 착륙하는 방식)’을 시도하다가 활주로를 지나 9시 3분쯤 담벼락과 충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랜딩기어(착륙장치) 오작동 등이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