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KTX건설 과정에서 무산됐던 경부선 대구 도심구간 지하화 사업이 다시 추진된다. 대구시가 지하화 건설을 위한 예비타당성 용역비와 관련한 예산 20억원을 정부에서 받았기 때문이다.
12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시와 국가철도공단은 최근 지하화 사업 예비타당성 용역비 지급 협약식을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대구시는 경부선 철도 대구 도심구간 지하화 건설과 관련한 예비타당성 용역비 20억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경부선 철도 대구 도심구간의 지하화 건설 사업은 서대구고속철도역~동대구역을 연결하는 총연장 14.6㎞ 구간을 지하화 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만 8조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큰 건설사업이다.
이에 앞서 타당성이 있는지를 용역을 통해 밝혀보자는 것이 이번 용역비 예산 20억원을 받게 된 이유다.
예비타당성 용역은 내년 상반기에 발주돼 2022년 중순 내지 하반기에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사업비가 8조700억원이 소요되는 만큼 타당성이 있다 하더라도 국비 지원이 없이 대구시의 예산만으로 감당하기에는 벅찬 액수다.
지하화 사업비는 원인자인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따라서 언칙대로 하자면 8조70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는 대구시가 부담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대구시는 타당성이 있다고 결론이 나면 어느 정도 국비 확보는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대구시는 “타당성 용역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사업비 부담이 커서 일부를 지하화 할 지, 아니면 전부를 지하화 할 지는 추후 검토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시가 KTX 구간을 지하화 했을 때 국비지원을 받았고, 현재 경부선 부산 도심 구간의 지하화 용역이 진행 중에 있으므로 형평성을 감안하면 국비 지원은 불가피할 것으로 대구시는 보고 있다.
대구에서는 KTX건설 당시 KTX를 포함해 노선이 병행하는 경부선까지 도심 구간의 지하화가 추진됐다. 그러나 2004년 정부는 대구 도심 구간의 지하화를 철회했다. 대신 사업비 6628억원을 들여 지난해 11월까지 KTX 도심통과 구간 주변의 교통과 환경을 정비하는 사업을 펼쳤다.
그러나 이 같은 막대한 사업비에도 불구하고 경부선 대구 도심통과 구간에서는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피해와 함께 철로로 인한 도심단절로 도시개발에 많은 지장이 초래됐다는 비판이 줄곧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시도되는 경부선 대구 도심 구간의 지하화 사업 예비타당성 연구용역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이 날 경우 지하화 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지, 사업비 조달은 어떻게 될 지 역시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