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에 떠내려갈뻔한 어린 남매를 구출한 육군50사단 마갑열 상사. /육군50사단

경북 예천군 호명면 내성천 가에 자리한 선몽대 일원은 국가명승 제19호로 지정된 곳. 선몽대는 퇴계 이황의 종손자이자 문하생인 우암 이열도가 건립한 정자다. 그 아래에 내성천이 흐르고 백사장과 솔숲이 어우러지면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 휴식을 즐기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육군 50사단 기동대대에서 근무 중인 마갑열(42) 상사도 일요일인 지난 23일 가족들과 나들이를 왔다.

해가 중천을 지나 오후 4시쯤 마 상사의 눈에 내성천 물속에서 풀을 잡고 간신히 버티고 있는 남매가 보였다. 위기에 빠진 남매는 한 살 터울의 오빠(11)와 여동생(10)이었다. 동생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라고 간절히 외쳤다. 그곳의 수심은 어른 턱에 가까운 160㎝ 정도였으니 아이들은 완전히 잠기는 깊이였다.

남매의 아버지가 열심히 남매를 쫓았지만 빠른 유속 때문에 아이들을 따라잡지 못했다. 아버지는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마 상사는 주저없이 강으로 뛰어들어 남매를 붙잡았다. 조금만 늦었으면 남매가 급류에 떠내려갈 찰나의 순간이었다.

남매를 위기에서 구한 마 상사는 두 아이를 업고, 또 안고 나오려 했다. 그러나 최근 내린 비로 인해 물살이 강해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한참을 물살에서 버티던 마 상사는 뒤늦게 쫓아온 아이의 아버지와 다른 남성에게 오빠를 넘겼다. 그리고는 여동생을 데리고 물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이날 구조된 남매는 경북도청 신도시에 살면서 부모와 함께 내성천을 찾아 물놀이를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최근 많이 내린 비로 유속이 빨라지는 바람에 물에 떠내려 간 것이다.

남매의 아버지는 “마 상사가 쏜살같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이 같은 용기가 없었다면 아이들이 하류로 휩쓸려 내려가 큰일날 뻔했다”고 고마워 했다. 또 “아이들을 구조한 후에 연락처도 안주고 가려는 분을 한사코 잡아서 감사를 전했는데 군인임을 알게 됐다”며 “마 상사님의 행동은 모두에게 큰 감동이 됐다”고 전했다.

마 상사의 미담은 남매의 아버지가 50사단에 알리면서 드러나게 됐다.

마 상사는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군인으로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면서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이라면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고 앞으로도 내 자리에서 소임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남매의 부모는 마 상사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선물을 주려고 했지만 한사코 마 상사가 거절하자 작은 기프티콘으로 보답했다.

마 상사는 2000년 특전사 하사로 임관해 2004년 중사로 전역한 이후 2005년에 다시 기갑병과 하사로 임관했다. 이후 전후방 각지에서 모범적으로 임무를 수행해 왔으며, 2020년부터는 육군 50사단의 최정예 전투부대인 기동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