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지의 철거건물 붕괴참사 현장에 16일 오전 경찰 과학수사 진행을 위한 울타리가 설치됐다. /연합뉴스


철거건물 붕괴로 인한 버스 참사에 관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광주에서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 “망언”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50대 시민 한모(광주시 동구)씨는 “주객이 바뀐 발언”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한모씨는 “안전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사고를 일으킨 관련된 업자 등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피해를 받은 버스기사의 운전스킬을 말하고 있다”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인의 말 한마디는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치인은 한 마디의 말을 하더라도 깊이 사고한 다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 관계자도 비판했다. 그는 “왜 이런 사고가 났는지 본질적인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의 당 대표 입에서 나올만한 이야기인가 믿기 어렵다”며 “세월호 참사를 두고 단순 사고라고 했던 당시 망언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언급했다.

건설현장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관련법 개정을 요구해온 민노총도 비판적이었다. 민노총 광주지역본부 관계자는 “마치 피해자인 버스기사가 잘못해 피해가 커진 것으로 표현한 망언”이라고 말했다. 민노총은 “집권당 대표는 망언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민노총은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민노총은 광주지역본부는 이윤창출에 눈이 먼 안전불감증 인재, 건설현장에서 만연된 재하도급 관행, 관리감독의 부실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송 대표는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참사와 관련한 당정협의 모두 발언에서 “(사고 현장인) 바로 그 버스 정류장이 아니었다 할지라도, 운전사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액셀러레이터만 밟았어도 (희생자들이) 살 수 있었는데”라며 “하필 공사장이 있어서, 시간대가 맞아서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광주광역시 동구 재개발사업현장에서 철거중이던 건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 5층 건물더미가 그 옆을 지나던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