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건물 붕괴 참사가 발생한 광주광역시 재개발구역 현장에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방치됐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제기됐다. 환경단체는 자격이 없는 업체가 막무가내식으로 석면을 철거한 증거물이라며 노동당국에 긴급조치를 촉구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7일 광주광역시 학동 4 재개발구역 참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전 현장 조사에서 콘크리트 등 잔해물에 섞인 석면 슬레이트 조각을 일부 수거했다”고 밝혔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소장은 “정밀 분석을 해야 알겠지만 독성이 상대적으로 강한 갈석면이 포함됐을 것”이라며 “오는 24일 정밀분석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단체가 석면 슬레이트 조각을 수거했다고 지목한 장소는 재개발구역 내 붕괴 건물과 인접한 철거 잔해물 더미다. 이곳 재개발구역 석면 철거 공사는 조합이 전문 업체인 다원이앤씨에 도급을 줬다. 하지만 실제 석면 철거 공사는 불법 하도급을 받은 영세 업체 백솔건설이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 소장은 “석면 철거는 조합이 고용노동부에 세부 계획서를 신고하고 허가가 나오면 자격을 갖춘 업체가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며 “석면 철거물은 이중 포장해 지정 폐기물로 처리하고 작업자 명단을 매일 노동부에 제출하게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 철거 잔해물 수거작업 중단과 석면 잔존 여부 확인, 노동자 전수 조사 등을 당국에 요구했다. 또 석면 철거 과정의 위법성이 드러나면 감독 책임자, 작업 관리자 등을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1급 발암 물질로,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악성중피종·흉막질환 등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