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40대 딸을 살해한 70대 부친이 검찰에 기소됐다. 수사 과정에서 부친은 “조현병을 앓는 딸이 손주 앞날을 망칠까 두려워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20일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지난 4월 20일 경북 포항의 자택에서 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가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A씨는 수사당국에 “나와 아내가 먼저 죽으면 증세가 악화 중인 딸이 손주에게 해를 끼칠 것 같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딸을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아내와 함께 시신을 야산에 유기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구덩이까지 팠지만 노부부가 시신을 옮기는게 수월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윽고 이들 부부는 장례지도사(장의사)를 불러 “자고 일어나니 딸이 죽었다”며 매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에 신고부터 하라”는 장례지도사의 말에 이튿날 경찰에 사망 신고를 했다. 경찰은 시신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목 졸린 흔적을 발견한 뒤 A씨를 수사해 범행에 대한 자백을 받아냈다.

A씨의 딸은 지난 2013년 조현병 진단을 받은 뒤 친정에서 부모와 함께 산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현재 사건이 진행 중인만큼 더 확인해줄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