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5개월 만에 수척해진 전두환-9일 광주에서 열리는 항소심 재판에 출석을 위해 서울 연희동 자택을 나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왼쪽), 오른쪽 사진은 지난 2019년 3월 11일 광주지방법원에 들어는 모습./연합뉴스


전두환(90) 전 대통령이 9일 출석한 5·18 관련 항소심에서 재판도중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이날 오후 1시 57분 재판장이 입장했고, 곧바로 인정신문이 시작됐다. 재판 진행중이던 오후 2시20분쯤 전씨가 호흡곤란을 호소하자, 재판장은 “잠시 휴식을 취하라”고 했다. 전씨는1분뒤 퇴정했다.

전씨는 그러나 다시 2시27분 법정 경위의 부축을 받고 들어왔다. 전씨에 대한 인정신문과 증인채택을 한 다음, 이날 재판은 끝났다. 다음 기일은 오는 30일이다.

전씨는 인정신문 때 “몸이 불편하면 앉으라”는 재판장의 말을 듣고, 이순자 여사와 함께 앉았다. 헤드셋을 낀 전씨가 다시 일어서려 하자, 재판장이 “앉아서 하자”고 말했다. 재판장이 “직업은?”이라고 묻자, 전씨는 “직업은 없습니다”고 답했다.

전씨는 안경을 쓴 채 눈을 깜박깜박하며 정면을 바라보았고, 손은 다리에 모은 채 비스듬히 앉아 있었다. 정면을 보고 등을 꼿꼿이 세우고 꾸벅꾸벅하기도 했다. 고개를 숙이며 잠을 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순자 여사가 “호흡이 곤란하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한다”며 전씨의 상태를 재판장에게 알렸다. 재판장은 전씨에 대해 “잠시 휴식을 취하라”고 했다가 “재판이 길지 않을 것 같으니 대기하라”고 했다. 전씨는 잠시 퇴정 후 다시 법정에 들어왔다. 재판장은 증인을 채택하고, 다음 기일을 정하고 2시29분에 마쳤다.

이날 전씨는 서울 연희동 자택을 출발한 지 4시간여만에 광주법정에 출석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의 헬기 사격 사실을 부정하며 목격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9일 오후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후 광주지방법원을 떠나고 있다./김영근 기자

낮 12시 43분쯤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한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동으로 들어섰다. 그는 5·18 당사자에 대한 사자명예훼손혐의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제기한 항소심에 첫 출석했다.

그가 5·18 관련 재판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네번째이다. 그는 항소심이 시작된 이후 출석하지 않다가 재판부가 불이익을 경고하자 재판정에 나왔다.

“5·18유가족과 광주시민에게 사과할 의향은 없습니까” “발포명령을 아직도 부인합니까” “광주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습니까”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전혀 대응하지 않았다.

오월단체는 이와 관련, 성명서를 통해 “재판부는 더 이상 피고인 전두환의 방어권을 과도하게 보장해서는 안된다”며 “일반국민과 동일한 기준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법리에 따라 엄정하고 신속하게 법의 심판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