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에서 김밥집발(發) 집단 식중독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말 성남시 분당구를 시작으로, 고양과 파주에서도 김밥집에서 식사한 주민 수십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 보건 당국은 살모넬라균을 식중독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당수 식당은 김밥 속 재료로 쓰이는 달걀 지단을 균이 번식하기 좋은 상온 상태에서 보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 처음 나온 분당 김밥 전문점 식중독 환자는 27일 현재 270여 명으로 늘었다. 식중독 원인은 살모넬라균으로 확인됐다. 고양시 덕양구에서는 지난 23일 8명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총 30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6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지만, 한 20대 여성은 25일 숨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고양 식중독 환자들에게서 살모넬라와 장병원성대장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파주시 동패동에서는 지난 19~22일 한 김밥집을 이용한 주민 27명이 설사와 구토, 복통 등 증세를 보였다. 파주시는 이들에게 채취한 검체와 음식 재료 등을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 의뢰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김밥집의 경우 재료를 직사광선에 노출된 창문 근처에 보관하는 등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성 신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달걀 지단은 완벽한 가열 처리가 어려운 재료”라며 “알루미늄 포일에 개별 포장한 김밥은 내부 열이 밖으로 발산되지 못해 식중독균이 금세 번식한다”고 설명했다. 섭씨 20도 이상에서는 식중독균 1마리가 4시간 뒤 1600만 마리로 증식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