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시는 ‘임금님표 이천쌀’과 ‘SK하이닉스 반도체’ 두 가지 이미지가 공존하는 도농 복합 도시다. 수도권에 속해 각종 규제가 중첩된 지역이기도 하다. 엄태준(58) 이천시장은 2018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초선 시장이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고향인 이천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 지역 현안에 참여해 왔다. 엄 시장은 이달 초 본지 인터뷰에서 “스마트 반도체 도시의 장점을 살리는 성장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시민 눈높이에 맞는 행정에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엄태준 경기 이천시장. /이천시

-각종 규제가 많은데 높은 고용률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 자연보전권역이라 중첩 규제가 많다. 기업 유치에 어려움이 크지만, 적극적인 활동으로 SK하이닉스 증설과 산업단지 조성 등을 이끌어냈다. 이것은 고스란히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천시는 최근 몇 년 동안 경기도 31시군 가운데 고용률 1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늘어난 일자리를 구직자에게 효과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일자리센터와 고용 복지 플러스센터,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 여러 기관을 운영하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 반도체 벨트로 지정됐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제4차 수도권정비계획에 따라 이천시는 자연보전권역이지만 전원 휴양 벨트나 생태 관광 벨트가 아니라 스마트 반도체 벨트에 속하게 됐다. 독자적인 성장 관리 방안을 마련해 중앙정부의 허락을 받으면 명실상부한 반도체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그래서 성남·수원·화성·용인·평택·안성 등 인접 지자체에 ‘스마트 반도체 도시 연합’을 제안하고 결성했다. 현재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동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곱 도시가 기업체 지원을 한 도시처럼 하는 근거 규정을 만드는 것이다. 사안이나 필요에 따라 도시 사이의 전략적 통합이 가능하다는 행정 혁신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유치에도 나섰다.

“수도권이지만 상수원보호구역, 자연보전권역 규제를 함께 받고 있는 이천·광주·여주가 GTX-D노선 추가 연장에 나섰다. 강원도 원주시도 합세했다. 수도권 불균형의 악순환을 해소하기 위해 철도와 전철 인프라 확충을 통한 주민 기본권 보장이 필요하다. 네 도시 시민 대표들이 범시민추진위원회를 최근 출범시켰고 국민 청원과 함께 서명도 받고 있다. 수도권 규제로 소외되는 이들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라도 간절한 요청을 정부가 들어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대면 소통이 어려운데.

“무대 영상 차량을 이용한 비대면 방식 소통 행사를 마련해 14읍·면·동을 순회했다. 마을에서 발생하는 민원이나 불편 사항을 이장에게 직접 듣고 해결하는 ‘파라솔 톡’ 현장 소통을 계속하고 있다.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직접 물어서 집행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