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을 기획했다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2009년 무렵부터 인연을 맺었던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2009년 당시 변호사였던 이 지사는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조합장인 유동규씨가 아파트 리모델링의 사업성을 높이는 주택법 개정을 주장하자 이를 적극 지원했다고 한다.
유씨는 지난 2008년 성남시 분당 정자동 한솔5단지 아파트의 리모델링 추진위 조합장을 맡았고 2010년부터는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2010년 3월 한솔5단지 조합원 설명회에 참석해 “지자체가 선도적으로 ‘리모델링 지원조례’의 제정과 ‘지원기금’의 설치를 제안해야 한다”며 “증축 범위를 확대하고 용적률 규제를 완화해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2010년 5월 이 지사와 유씨는 당시 리모델링 법안(주택법개정안)을 발의한 조정식 민주당 의원에게 법안 찬성 주민 서명을 전달하는 행사에도 참석했다. 당시 지역 언론은 “이재명 변호사가 리모델링 법안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2009년 8월 이 지사는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성남정책연구원 소속으로 ‘제1회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 정책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연구원 상임대표는 이 지사 캠프의 정책본부장으로 대선 정책 공약을 총괄하다가 최근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물러난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었다. 이 세미나에는 대장동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평가에 참여했던 김문기 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처장도 참석했다.
이 지사가 2009년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하자 유씨는 지지 선언을 하면서 그를 도왔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 유씨는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대장동 개발 사업자 공모·선정에 핵심 역할을 했다. 한 야권 인사는 “대장동 의혹의 핵심들이 2009년부터 끈끈한 특수관계를 맺어 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지사는 25일 광주·전남 경선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거대한 금액의 불로소득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 또는 억울함을 느끼실 수 있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이 지사의 첫 유감 표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