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입양아를 학대해 의식 불명에 빠뜨린 혐의를 받는 양부 A씨가 5월 1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뉴시스

2세 여아를 입양한 지 약 9개월 만에 때려 숨지게 한 ‘화성 입양아 학대 살해 사건’으로 기소된 양부모에게 각각 징역 22년과 6년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5부(재판장 조휴옥)는 25일 아동학대살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양부 A(36)씨에 대해 이같이 선고하고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및 10년간의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또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양모 B(35)씨에 대해서는 징역형과 함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명령 및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는 사소한 이유로 흥분해 얼굴과 머리 부위를 여러 차례 강하게 내리쳐 뇌출혈로 쓰러지게 했고, 의식을 잃은 아동을 장시간 방치해 사망하게 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아동학대살해죄에 관해서는 “살해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B씨에 대해서는 “사건 당일 심하게 맞고 쓰러진 피해 아동에 대한 즉각적인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8월 출생한 피해아동 C양은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작년 8월 A씨 부부에게 입양됐다. A씨 부부는 “이전에 보육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C양이 안쓰러워 입양을 결심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A씨는 C양이 의자에 올라가지 말라는 훈계를 듣지 않거나, 울음을 그치지 않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 4월부터 나무 재질의 효자손, 구둣주걱 등으로 때리는 등 학대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5월 8일 오전에는 안방에서 효자손으로 엉덩이, 허벅지 등을 때리다 손으로 4번 얼굴과 머리를 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C양은 방바닥에 쓰러졌다가 잠들었으며, 이후 A씨는 C양이 깨어나지 않자 병원으로 데려갔다. 당시 A씨는 C양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도 학대 사실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즉시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7시간가량 방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C양은 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을 받았지만 지난 7월 11일 끝내 숨졌다.

검찰은 C양 사망 이후 사인과 학대의 연관성을 검토해 당초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중상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했다. 또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만으로 기소됐던 B씨에게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더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검찰은 지난 5일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무기징역, B씨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