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우도지역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떼까마귀. /제주시

매년 겨울마다 반복되는 떼까마귀 습격으로 제주도 우도 지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주시가 포획반을 투입해 퇴치에 나서고 있지만 일시적인 효과를 얻는 데 그치고 있다.

30일 제주시 등에 따르면 매년 11월부터 이듬 해 3월까지 적게는 수천 마리에서 많게는 수만 마리에 달하는 떼까마귀 무리가 우도 지역에 출몰한다.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는 시베리아와 몽골 등 유라시아 북부지역에서 번식하다 겨울이 되면 제주로 내려와 겨울을 보내고 있다.

문제는 매년 겨울 우도로 몰려드는 떼까마귀가 파종을 마친 보리와 쪽파 등을 먹어 치우면서 농작물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제주시는 해마다 특별 포획반을 구성해 경찰로부터 총기를 출고 받아 우도 지역에서 떼까마귀 포획에 나서고 있다. 실제 특별 포획반이 우도에서 퇴치한 까마귀 등 유해 조류는 매년 150~300마리에 이른다. 까마귀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됐다.

제주시에서 포획한 떼까마귀와 까치. /제주시

제주시는 올해에도 특별 포획반을 투입할 예정이지만 우도 지역의 떼까마귀를 퇴치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특별 포획반이 퇴치에 나설 때는 떼까마귀들이 일시적으로 사라지지만 철수하고 나면 또 다시 우도 지역 하늘을 뒤덮기 때문이다.

특히 섬 지역 특성상 우도는 특별 포획반이 겨울 내내 지역에 상주하지 않는 만큼 자체적으로 포획반을 구성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총기 면허가 없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총 소리를 틀어놓고 조류를 쫓아내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주민과 관광객들이 마을 곳곳을 다니는 점을 감안하면 이마저도 힘든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