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프랜차이즈 업체 ‘던킨도너츠’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식품을 제조했다는 폭로 영상에 대해 경찰이 일부 조작이 있었다고 판단해 촬영자를 검찰에 넘겼다. 이 영상은 지난 9월 KBS 뉴스에 보도돼 논란이 됐으며, 당시 던킨도너츠측은 영상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SPC그룹 산하 비알코리아가 던킨 안양공장 근무자이면서 영상 촬영자인 A씨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해 A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안양공장에서 반죽에 재료 외에 다른 누런 물질이 떨어져 있는 등 위생 문제를 보여주는 영상을 찍어 지난 9월 24일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에 제보했다. 이 영상은 같은달 29일 KBS 뉴스를 통해 보도되면서 생산 과정에서의 위생 불량 문제가 부각됐다. 영상에는 도넛 제조시설 환기장치에 기름때가 끼고, 기름때가 떨어진 반죽, 시럽을 담은 그릇 안쪽에 검은 물질이 묻어있는 장면 등이 찍혀 있었다.
이에 대해 비알코리아는 다음날 제보 영상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비알코리아는 “CCTV를 확인한 결과 7월 28일 A씨가 아무도 없는 라인에서 펜형 소형 카메라를 사용해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며 “A씨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 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 A씨는 해당 시간대에 그 라인에서 근무하던 직원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고소인 소환 및 현장검증 등을 진행한 결과 A씨가 일부 조작된 영상을 통해 업무방해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판단 근거를 상세히 밝힐 순 없지만,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판단돼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A씨는 그동안 “시민들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공익제보를 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또 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는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난달 15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던킨도너츠를 식품위생범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