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대학병원이 뇌졸중으로 길거리에 쓰러진 신원 미상의 70대 남성을 긴급 시술로 살려내자 그 가족들이 감사 편지를 전했다.
26일 부산 동아대학교 병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2시 동래구 온천천 체육공원에서 70대 남성 A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당시 공원을 지나던 시민이 119에 신고해 구급대원이 출동한 결과 A씨는 의식장애, 언어장애, 우측 편마비 증상으로 급성 뇌졸중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A씨는 운동하려고 나온 터라 휴대폰이나 지갑 등이 없어 구급대원이 신분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119 구급대는 촌각을 다투는 A씨를 받아줄 병원을 수소문 했지만 5곳의 병원에서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구급대원은 사고 현장에서 18㎞나 떨어진 동아대병원 권역심뇌혈관센터 ‘뇌졸중 핫라인’으로 전화했고, 담당인 김대현 교수가 연락을 받고 신원 미상 환자에 대한 치료를 결정했다.
김 교수는 환자가 도착하기 전 뇌혈관 시술팀을 소집했고, 시술을 받은 A씨는 다행히 건강을 회복했다.
사고 당일 A씨와 연락이 두절된 가족들은 A씨를 찾다가 그가 신원미상자로 응급실에 있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에 가족들은 당시 시술 동의서도 작성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응급 수술을 하고 의식 회복을 도와준 병원 측에 감사 편지를 전했다.
A씨 가족들은 편지에서 “무연고로 들어온 환자를 외면 안한 병원과 이른 새벽 수술을 해주신 김대현 교수님께 감사하다”며 “배려가 헛되지 않게 이웃을 돌아보는 삶을 살도록 하겠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