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낳은 천재화가 이인성(1912~1950)의 유품을 모아 전시하고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기념관이 조성된다.
대구시 중구청은 7일 이인성기념사업회 유가족 대표인 이채원 회장(이인성 외아들)과 ‘이인성 화백 기념관’ 조성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구 중구는 이인성이 나고 자란 곳이다.
협약에 따라 이 회장은 선친이 소장했던 780여점의 유품을 중구청에 기증한다. 이 유품들은 1950년 6·25 전쟁 당시 이 화백이 숨진 이후 서울 북아현동 자택에 73년 동안 보관해 왔던 것들이다.
유품은 한국 미술의 근현대사를 조명할 수 있는 귀중한 것들로 평가받고 있다.
생전 이인성이 사용하던 여러 종류의 화구(붓통, 팔레트, 벼루, 연적, 안료 등)에서부터 자신에 관한 기사들이 실렸던 신문스크랩, 이인성이 그렸던 신문삽화, 그림공부를 하기 위해 소장했던 도록 , 이인성의 사진 등이 풍성하다. 또 1930년대 대구에서 운영했던 양화연구소와 아루스 다방과 관련한 자료도 있다.
특히 아루스 다방을 운영할 당시 시인 백석이 방문했던 관련 자료는 문학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역사적 자료로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닐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값진 유품들이 73년만에 고향인 대구로 오는 것이다.
중구청은 기증받는 유품들을 중구 남성로 약령시에 자리한 에코한방웰빙체험관 내 가칭 ‘이인성 예술공간 아루스’에 전시할 예정이다. 이인성을 기념하게 될 이 공간은 내년 상반기쯤 문을 연다.
중구청은 이 공간을 아루스 다방으로 재현해 유품들을 전시한다. 이와 함께 기증한 유품들을 토대로 메타버스 시대에 병행하는 디지털아트로 변신시켜 인공지능 및 미디어파사드로 방문객들에게 감동과 흥이 있는 볼거리와 재미있는 아트체험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이채원 회장은 “선친의 짧은 38년의 생애 대부분인 33년을 대구 중구에서 활동한 화가인데다 대구 중구가 이상화 시인의 형인 이상정 화가를 비롯한 한국근대미술의 발상지로서 근대 미술문화의 지속가능한 발전 지역으로 거듭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수창동에서 태어난 이인성은 16살이던 1928년 세계아동예술전람회에 출품한 ‘촌락의 풍경’이 특선을 한 것을 비롯 16번이나 크고 작은 상을 받으면서 ‘천재화가’로 불리워졌다. 동경 유학을 다녀온 뒤 1935년 대구로 귀향해 중구 반월당에 지금의 미술학원인 ‘이인성 양화 연구소’를 설립해 후진 양성에 힘쓰는가 하면 1937년에는 중구 중앙로에 ‘아루스 다방’을 운영했다. 이후 동경과 서울을 오가며 해방이 되기 전까지 대구에서 작품활동을 하다 1945년 해방과 함께 서울 생활을 해왔다. 1950년 6·25 와중에 불의의 사고로 38년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