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1시 20분쯤 강원 강릉시 옥계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방화가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 강릉경찰서는 이날 A(60)씨를 방화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어떤 남자가 토치로 불을 지르는 것 같다”는 신고를 접수받고 현장에 출동해 야산 인근 농막에 숨어 있던 A씨를 긴급 체포했다. 체포 당시 A씨는 헬멧과 토치, 도끼, 부탄가스 등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어머니와 살고 있던 집에 불을 냈고, 이 불이 산으로 번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방화를 시인했다”면서 “주민들이 수년 동안 자신을 무시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산불 대피 중 숨진 B(여·86)씨의 아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B씨는 보행 보조기를 끌고 주민들을 따라 경로당으로 피신하던 중 밭에서 넘어져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전 6시쯤 숨졌다.
B씨는 요양병원에서 나온지 얼마되지 않았고, 건강이 좋지 않은데다 거동도 불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이번 불은 8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강풍을 타고 동해시 망상동까지 번진 상황이다. 현재까지 산림 60ha가 불에 탔으며, 주택 4채도 소실됐다. 동해고속도로 옥계IC부터 동해IC까지 14.9km 구간도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산림 당국은 이날 일출과 함께 헬기 9대 등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