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이 오는 6월1일에 있을 민선 8기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17일 밝혔다.
은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공인’인 저의 억울함이나 참담함과는 별개로 주변 관리를 잘하지 못해 구설에 오르고 재판을 받는 것은 죄송한 일이고 몰랐다는 사실 자체도 송구할 따름”이라며 “불출마로 온전히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은 시장은 불출마의 주된 이유로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꼽았다. 그는 “(뇌물공여 및 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것과 관련해) 털끝만큼도 관여한 사실이 없다. (불출마) 만류도 많았다”며 “제게 덧씌워진 누명을 벗고 시민이 주신 권한과 의무를 다하고자 노력했던 제 진심과 행동이 뒤늦게라도 전달될 수 있도록 무죄와 결백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려 7000쪽의 달하는 검찰의 진술조서는 사람을 죽이겠다는 집요함의 집대성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은시장은 “성남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토대를 놓았다. 이 모든 것은 시민의 지지와 성원 덕분이다”고 덧붙였다.
은 시장은 현재 수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은 시장은 함께 기소된 박모(51·구속) 전 정책보좌관과 공모해 자신의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관에게 수사 정보를 제공받는 대가로 부정 청탁을 들어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은 시장은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휴가비와 출장비, 명절 선물 등 명목으로 박 전 정책보좌관으로부터 총 467만원 상당의 현금과 와인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도 기소됐다. 수행비서 김씨도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시장 수행 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박모 전 정책보좌관으로부터 1500만원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함께 기소됐다. 김씨는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정책보좌관은 검찰 공소 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
이 밖에 경기남부경찰청이 성남 서현도서관 부정채용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데, 경찰은 은 시장이 관련됐다고 판단, 곧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은 시장의 2018년 지방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던 자원봉사자 등이 은 시장 당선 후 성남시 산하기관 공무원으로 부정 채용됐다는 내용이다. 현재 해당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성남시 간부 공무원과 선거캠프 종합상황실장 등이 재판중에 있다.
이들은 2018년 말 성남시립서현도서관에 선거 캠프 자원봉사자 7명이 공무직(무기 계약직)인 자료정리원으로 부정 채용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두 사람이 공모해 자원봉사자들의 응시 번호를 면접관들에게 전달하는 수법으로 범행했다고 공소 사실을 설명했다. 면접관으로 참여한 성남시 간부 공무원 3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그 윗선인 정책보좌관과 은 시장도 해당 사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관련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