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출소 한달 만에 다시 절도 범행을 저질러 구속기소된 ‘대도(大盜)’ 조세형(84)씨가 11일 첫 재판에서 자신의 범행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이날 오전 수원지법 형사10단독 이원범 판사 심리로 열린 조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절도) 1차 공판에서 조씨의 변호인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판사가 조씨에게 “(범행을) 인정하십니까”라고 묻자 조씨는 “인정하고 있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조씨는 직업을 묻는 판사에게 “천주교 봉사단체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날 옥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여든이 넘은 나이지만 건장하고 단단한 체격이 눈길을 끌었다. 하얗게 센 머리카락, 마스크로 가렸지만 얼굴의 주름살에서 나이를 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판사의 말을 경청하며 반응했다.
조씨는 지난 1월 말 교도소 동기인 공범 A씨와 함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소재 고급 전원주택에 몰래 들어가 27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범행을 부인하던 조씨는 지난 2월 19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 “A씨가 함께 하자고 해서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조씨는 2019년 절도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하고 나서 지난해 12월 출소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여 만에 다시 남의 물건을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
고위공직자나 부유층의 집을 털어 ‘대도’라는 유명세를 탔던 조씨는 1982년 구속돼 15년 수감생활을 치른 후 출소한 뒤 선교활동을 하며 갱생의 길로 들어선 듯했다. 하지만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붙잡힌 것을 시작으로 다시 범죄의 길로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