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47일 앞두고 경기도 지역 현직 기초단체장들이 서둘러 예비후보 등록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에서 여야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면서 현직 단체장들이 선거전에 일찍 뛰어드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더구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현직 프리미엄’이 줄어들면서 선거전 조기 등판을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화섭 안산시장, 박승원 광명시장, 김상돈 의왕시장, 김광철 연천군수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또 서철모 화성시장, 김보라 안성시장, 정장선 평택시장, 정하영 김포시장 등도 22일 이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시장·군수 31명 가운데 24명이 재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최소 8명 이상이 조기 등판에 나서는 것이다.
현직 단체장은 후보자 등록일(5월 12~13일)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직무가 정지된다. 대신 선거운동 시간을 더 벌게 된다. 선거사무소를 만들어 유급 사무원을 두고 간판·현수막 설치도 가능하다. 또 어깨띠 착용, 선거용 명함 배포도 가능하고 이메일·우편·전화·문자메시지를 활용해 공약을 홍보하거나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경기도 지역에서 여야의 팽팽한 승부가 예상되는 상황이 이 같은 현직들의 예비후보 조기 등록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4년 전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군수가 29명이나 당선됐으나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는 양상이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도의 한 시장은 “경쟁자들이 지난달부터 열심히 유권자를 만나는 모습을 보면 괜히 불안하다”며 “4년 전과 달리 국민의힘에 지역 유력 인사들이 몰리는 경우가 많아 현직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 사태로 인해 유권자와의 대면 접촉 기회가 줄어든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현직은 관내에서 열리는 행사마다 참석해 자연스럽게 주민들을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현직 프리미엄을 최대한 길게 누리려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봄철에는 각종 행사나 축제가 많아 현직에게 좋은 무대가 됐다. 하지만 올해는 크고 작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공식 행사에서 유권자들을 모아두고 인사하는 것만큼 좋은 선거운동도 없다”며 “현직 단체장들은 이를 최대한 활용했지만 올해는 그런 기회가 많이 사라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