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대구 서구청장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류한국(68) 현 구청장과 김진상(58) 전 대구시 자치행정국장의 인연이 화제다.
두 사람은 고향도 같고 오랫동안 대구시에서 함께 공무원 생활을 했다. 동향의 ‘형님’ ‘동생’ 사이이자, 공무원 선후배 사이인 셈이다. 하지만 선거판에서 경쟁자 관계로 바뀌었다.
두 사람 고향은 경북 의성이다. 류 구청장은 의성군 단밀면에서 태어나 고향에서 초등학교를, 대구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김 전 국장은 의성군 가음면이 고향이다. 의성군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하고 대구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마쳤다. 대학 졸업 후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발을 디뎠다.
두 사람이 학연으로 겹치는 곳은 없으나 공무원 생활은 거의 판박이에 가깝다. 류 구청장은 대구시 공보 담당관(현 대변인), 행정관리국장(현 자치행정국장), 서구 부구청장 등을 지낸 뒤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으로 재직했다. 이후 서구청장에 출마해 당선됐고, 내리 두 차례 구청장직을 수행 중이다.
김 전 국장 역시 대구시에서 대변인, 행정자치국장, 서구 부구청장 등을 지냈다. 류 구청장이 거쳤던 직책을 거의 그대로 따라간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지난해까지 김 전 국장은 류 구청장 아래서 서구 부구청장을 지냈다.
이런 상황에서 류 구청장은 3선을 노리고 있고, 김 전 국장은 3선 저지를 공언하며 도전장을 던졌다. 김 전 국장은 그 전에 예비 후보로 등록,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이 두 사람은 최근 국민의힘에 공천을 신청, 예선전을 치르고 있다. 지역 정가에선 “관록의 류 구청장과, 거기에 맞서는 패기의 김 전 국장 중 누가 공천을 받을지 섣불리 예상할 수 없다”는 얘기들을 하고 있다.
이들 외에 서구청장에 도전 중인 사람은 예비 후보로 등록한 김도현(57) 예비 후보와 서중현(70) 전 서구청장 등 2명이 더 있다. 서 예비 후보는 2008~2011년 서구청장을 1~2년씩 두 번 지냈고 구의원·국회의원 등에 여러 차례 출마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2명은 모두 무소속이다.
국민의힘 텃밭이란 지역 특수성 탓인지 더불어민주당 쪽은 아직 뚜렷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