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친환경 운송 수단인 수소버스를 도입하는 계획이 수소충전소 입지를 놓고 주민 반대와 법규 충돌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14일 제주도에 따르면, 국고보조사업과 민간보조사업을 통해 수소충전소 2곳을 설치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버스회차지(620㎡)를 수소충전소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60억원(국비 42억원, 도비 18억원)을 투입해 수소충전기와 압축 탱크 3개(고압·중압·저압) 등을 설치하고 수소버스 9대를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 부지가 이미 버스 회차지로 사용되고 있어 최적의 장소로 꼽혀 왔다.
그러나 환경부가 제주 수소충전소 예정 부지를 점검한 결과, 함덕리 버스 차고지의 경우 주변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나타나면서 설득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GS칼텍스도 제주에 수소충전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후보지는 제주시 이호2동에 위치한 버스 차고지가 1순위다. 이호2동 후보지는 민가에서 150m가량 떨어져 법규상 수소충전소 설치 여부가 애매한 상황이다. 자연녹지지역은 민가에서 200m 떨어져야 가스 설비를 설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서호동의 한 공유지도 후보지로 거론됐지만 토지 가격이 워낙 높고 행복주택 건설에 따른 수요가 높아 대상지에서 제외됐다. 제주시 건입동의 GS칼텍스 저유소도 대상지로 거론됐지만, 항만공사가 수소충전소를 항만시설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버스 접근성도 불편해 후보지에서 밀렸다.
제주도 관계자는 “친환경 수소버스 상용화를 위해 수소충전소가 필요하다”며 “현재 수소충전소 후보지인 함덕과 이호2동 지역 주민들이 폭발 위험 등을 이유로 충전소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 주민과 협의를 거쳐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