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비디오카메라 전문박물관은 대구에 있다. 1999년 9월 대구 중구 화전동에서 문을 연 한국영상박물관이다. 한국비디오작가협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김태환 관장이 설립했다.
이곳은 김 관장이 1966년부터 수집한 영화촬영기를 비롯 사진카메라, 비디오카메라, 비디오포터블, 각종 영사기, 진공관TV, 라디오, 축음기, 릴, 녹음기, 영화필름 등 영화영상 분야의 방대한 아카이빙(필요한 기록을 저장하거나 보관하는 일) 2600여점을 축적한 곳이다. 때문에 대한민국 영상 역사의 한 페이지를 담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세계를 돌아보면 미국 뉴욕 맨하탄에 ‘뉴욕 영상박물관’이 있고, 영국에도 ‘런던 영상박물관’이 있다. 한국에도 영상자료원 내에 한국영화박물관이 있으며, 헤이리예술마을 영화박물관, 제주 신영영화박물관, 부산 영화체험박물관 등 몇 곳이 있다. 그러나 비디오전문 카메라박물관은 국내 유일이고 세계적으로 드물다고 한다.
한국영상박물관이 부설 갤러리인 ‘갤러리 환’ 개관 기념으로 ‘카메라, 봄날의 인사’를 주제로 5월1일부터 31일까지 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는 김 관장의 인생 80여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최초’ 타이틀을 단 전시물들이 단연 눈길을 끈다.
우선 문화재위원회가 최근 카메라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국가등록문화재로 채택한 국내 1호 동남사 사진기를 볼 수 있다. 동남사는 1950년 전후 국내 최초로 사진기를 제작·판매한 곳이다.
또 전지로 작동하는 휴대용 흑백오픈릴 방식의 비디오테이프 레코더 ‘SONY DV-2400′, VHS방식의 거치형(가정용) 비디오녹화기, 8㎜ 방식의 비디오카메라, 즉석폴라로이드카메라, 18K 핫셀블라드 필름카메라 등은 모두 같은 품목의 1호 제품으로 보기 힘든 전시물이다.
그밖에 한국 1호 대형 안소니 스튜디오카메라, 롤라이 이안반사식 카메라 1호기도 카메라 애호가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김 관장은 “저의 인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결정체이면서 동시에 우리시대 카메라의 역사가 고스란히 퇴적된 박물관의 소장품들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자 갤러리를 만들기로 했다”며 “이번 개관전에는 국내 카메라 역사에 족적을 남긴 희귀자료 200여점을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