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중단됐던 전국 각 지역 대면 축제가 돌아오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로 축제를 아예 열지 못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던 지방자치단체들은 최근 속속 대면 축제를 재개하고 있다. 축제 재개가 지역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20일 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300인 이상이 참여하는 축제를 대상으로 시행해온 지역축제 심의·승인제도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안전 점검과 함께 기본방역 준수를 위한 안내·계도 위주의 방역 관리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는 코로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300명 이상이 모이는 대규모 지역 축제를 개최할 경우 행안부 지역축제심의위원회의 심의·승인을 받도록 해왔다. 이 때문에 상당수 지역 축제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지역축제 심의·승인 제도가 사라지면서 지자체들은 축제를 다시 시작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 꽃 박람회인 ‘2022고양국제꽃박람회 화훼산업대전’이 3년 만에 이달 22~26일 5일간 경기 고양시 일산호수공원 고양꽃전시관에서 개최된다. 콜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에콰도르 등 총 10국, 100여 업체가 참가한다. 고양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지난 2년간 화훼 업계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이번 축제를 통해 침체된 화훼업계가 다시 살아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 지역 대표 봄 축제인 ‘함평나비대축제’도 3년 만에 재개된다. 올해로 24회째를 맞은 나비대축제는 2019년 5월 축제를 끝으로 코로나 사태 여파로 2년 연속 중단됐다. 호랑나비 등 22만 마리의 나비를 전시하는 올해 축제는 이달 29일부터 내달 8일까지 10일간 함평엑스포공원과 함평읍 시가지 일원에서 개최한다. 울산 대표 꽃축제인 울산대공원 장미축제도 2년 만에 대면 방식으로 열린다. 내달 25~29일 울산대공원 장미원에서 세계 12국의 장미 300만 송이를 선보인다.
각 지역 특산품을 앞세운 축제도 돌아오고 있다. 부산 기장군은 기장멸치축제를 오는 5월 20~22일 사흘간 개최한다. 2019년 개최 후 3년 만에 열린다. 기장 멸치는 4~5월이 제철로, 기장군은 애초 이달 중 축제를 열기로 했는데 코로나 확산 등을 이유로 취소했다가 5월에 다시 여는 것이다. 충남 금산인삼축제도 올해 9월 30일부터 11일간 개최하기로 했고, 강원 양구 곰취(산나물)축제도 다음 달 5~8일 3년 만에 열린다.
경북 문경에선 오는 30일 ‘문경찻사발축제’가 내달 8일까지 문경새재 야외 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도자기 고장’으로 불리는 문경에서 도예가들이 직접 만든 찻사발을 구경할 수 있고, 도자기 만들기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가 개최된다.
대면 축제가 돌아오면서 각 지자체와 지역 상인들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함평나비대축제를 주관하는 함평축제관광재단 송진현 주무관은 “모처럼 여는 대규모 대면 축제라 지역민의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금산군 관계자는 “금산인삼축제가 열리지 않아 지역 상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다”며 “인삼·약초 상인들은 올해 축제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여수시의 한 상인도 “중단됐던 여수 거북선 축제도 7월에 재개한다”며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잠정 중단됐던 KTX·SRT의 입석·단체승차권 판매가 21일부터 재개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일부 제한해 온 승차권 발매 수량, 단체 여행상품 운영 등을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킨다고 20일 밝혔다. 10명 이상 단체 관광상품 판매를 정상화하고 입석 판매를 재개한다. SRT를 운영하는 SR 역시 그동안 1회 최대 9장까지만 살 수 있었던 승차권 발매 매수 제한을 없애고, 입석 승차권도 발매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