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호텔과 리조트 등에서 1년2개월 넘게 장기 숙박한 뒤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자메이카 국적 부부가 징역형에 처해졌다.
제주지방법원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33)씨와 B(32)씨에게 각각 징역 1년6월과 징역 1년을 선고한 뒤 2년간 징역형 집행을 유예했다. 또 피해자 C씨가 신청한 배상신청을 받아들여 284만8005원을 지급토록했다.
이들 부부는 2020년 2월2일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비자면제협정에 따라 사증면제(B-1) 체류 자격으로 딸과 함께 입국했다. 그 해 7월11일부터 8월23일까지 서귀포시내 한 호텔에서 숙박한 뒤 대금 140만원을 지불하지 않았다. A씨는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미국 은행을 통해 계좌이체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들은 같은 방법으로 2021년 9월29일까지 8차례에 걸쳐 모두 2797만756원 상당의 숙박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자메이카 부부는 지난해 5월 제주에서 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려주면 곧 변제하겠다면서 6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피해자들이 계좌를 잘못 알려줘 송금되지 않았다”는 등의 주장을 내세웠다. 아내 B씨의 경우 올해 제주에서 둘째를 출산했다.
강민수 판사는 “피고인들의 범행 수법, 횟수, 기간 등에 비춰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고, 납득할 수 없는 변명과 언행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그러나 피고인들은 출생신고도 마치지 못한 신생아를 비롯해 어린 자녀가 있다. 연고가 없는 국가에서 부모와 어린 자녀가 분리되는 것은 인도적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관련 절차가 끝나면 강제출국도 예상된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