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지만원씨가 북한 특수군 ‘제1광수’라고 지목한 당시 사진 속 인물 ‘김군’이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는 4일 이른바 ‘김군’으로 알려진 사진 속 인물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자신이 ‘김군’(사진 속 인물)”이라고 주장한 A(61) 씨를 접촉해 조사를 벌여왔다고 밝혔다.
조사위 관계자는 “A씨와 사진 속 인물이 동일인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과 촬영자 등을 상대로 다각도로 조사해왔으며, 현재 조사가 마무리 단계”라며 “조만간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18 당시 페퍼포그차 위에서 무장한 모습으로 사진에 찍힌 ‘김군’은 지씨가 그를 북한군을 지칭하는 ‘광수 1호’로 지목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이름 없는 수많은 시민군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었으나, 논란이 일자 지난 2019년 그의 행방을 찾아나선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이 개봉됐다. 이 때문에 사진 속 시민군은 ‘김군’으로 불리게 됐다.
그동안 신원과 행방이 묘연했던 ‘김군’은 당시 광주시 남구 송암동 주택가에서 계엄군에 체포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돼 왔다. 그러나 최근 조사위의 송암동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 당시 이곳에서 숨진 인물은 사진 속 인물 ‘김군’과는 관계가 없는 김모씨로 확인됐다.
A씨는 5·18민주화운동 이후 1년 가량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다 이후 타 지역으로 이주해 살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그는 당시 일을 기억하고 싶지 않아 애써 5·18과 관련한 일에 관심을 갖지 않고 살아왔으나, 지난해 가족이 영화 ‘김군’을 관람한 뒤 “사진 속 인물 ‘김군’인 것 같다”고 하자 사실 확인을 거쳐 5·18기념재단을 통해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 관계자는 “만일 A씨가 사진 속 인물 ‘김군’과 동일인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지씨의 북한군 관련 주장이 거짓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씨는 북한군 ‘광수’로 지목된 당시 시민군 당사자들에게 고소당해 1·2심에서 모두 유죄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고령인 점이 고려돼 법정구속 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