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가 사상의 핵심 경전인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과 장자(莊子)를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두 권의 책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책을 펴낸이는 41년간 전남대에서 가르치다 지난 2월 정년을 맞은 중문학자 양회석(65) 명예교수. 그가 최근 학교 밖 강단에서 문을 연 ‘장자 특강’도 매주 정해진 수강 인원을 채우고 있다.
“양 교수의 ‘도덕경’ 해석은 도가 이해의 놀라운 경험이다. 이 책은 ‘도덕경’ 주해의 새로운 저본이다.”(정재서 이화여대 명예교수)
그가 펴낸 ‘노자 도덕경’은 그동안의 철학적·사상적 해석과는 달리, ‘도덕경’을 문학적인 시각에서 재조명한다. ‘도덕경’이 ‘운문’으로 쓰여진 점에 주목, 당시 ‘도덕경’이 시와 노래처럼 먼저 구술된 뒤 한동안 구전되다가 마침내 글로 쓰여졌을 것으로 본다. 원본을 노래와 시로 읽은 만큼, 번역도 시처럼 운문으로 되어 있다.
김병기 전북대명예교수는 “역자는 노래하듯이 노자를 읽었다. 그래서 그의 노자는 매우 시적이다”고 했다.
그는 ‘도덕경’ 역해에서 각 장마다 행과 단락을 나누고 두운, 구중운, 수미운 등 압운을 분석했다. 역대의 주석을 두루 참조해 원문 글자 하나하나의 뜻 풀이 뿐 아니라, 문법·어법 분석을 통해 그동안의 불분명한 해석과 오류를 바로잡았다.
함께 펴낸 ‘장자 내편’ 또한 지금까지 나온 해설서와는 다른 참신한 해석을 선보인다. 역자는 장자 내편 7편을 3개의 세트로 나눠 분석했다. 첫째 세트는 ‘소요유’이며, 이어 ‘제물론’ ‘양생주’ ‘인간세’가 둘째 세트를 이룬다. 셋째 세트는 ‘덕충부’ ‘대종사’ ‘응제왕’으로, 이는 다시 첫째 세트인 ‘소요유’로 귀착하는 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김진근 한국교원대 교수는 “‘장자 내편’이 세 개의 세트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들이 하나의 원을 그리며 연관돼 있다고 보는 것은 양 교수의 독창적 견해”라고 평했다.
양 교수의 ‘장자 특강’은 6월 24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7~9시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 ‘동구 인문학당’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