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실시된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 선거의 투표함을 개봉한 결과, 충북과 충남에선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이 확실시됐고 대전·세종에서는 접전이 벌어졌다. 이날 발표된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는 4곳 모두 국민의힘이 이기는데 그중 대전·세종은 ‘박빙’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대로 확정되면 2014년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이 대전·세종시장, 충남·충북지사를 싹쓸이했던 ‘민주당 독식 구조’가 8년 만에 깨지게 된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지지를 보냈던 충청권 민심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재확인된 셈이다. 2010년 염홍철 자유선진당 후보가 대전시장에 당선된 이후, 보수 정당 계열 후보가 충청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이긴 것도 처음이 된다. 국민의힘으로서는 12년 만에 충청권 광역단체장을 갖게 된다.
이날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 충북지사는 김영환 국민의힘 후보가 노영민 민주당 후보를 13.0%p, 충남지사는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가 양승조 민주당 후보를 8.2%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전과 세종에서는 각각 국민의힘 이장우·최민호 후보가 민주당 허태정·이춘희 후보를 0.8%, 1.2%p씩 간발의 차로 앞섰다.
개표를 진행한 결과, 2일 2시 30분까지 충북지사 선거에서 김영환 후보가 58.9%를 얻어 민주당 노영민 후보(41.1%)와 17.8%p 차이를 벌리며 당선이 확실시됐다.
김 후보는 경기 안산갑과 안산상록을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김대중 정권에서 과학기술부장관을 역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노영민 후보의 청주고·연세대 3년 선배이기도 하다. 김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인재영입위원장, 윤석열 당선인 특별고문을 맡았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가 저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 것 같다”며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소득과 일자리를 늘려 희망을 주는 일부터 풀어 가겠다”고 했다.
충남지사 선거에서는 2일 2시 30분 현재, 3선 의원(보령·서천) 출신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가 54.6%를 얻어 현직 도지사인 민주당 양승조 후보(45.4%)를 9.2%p 앞서며 당선이 확실시됐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힘센 여당 도지사’와 ‘민주당 도정 심판론’을 앞세워 부동층을 집중 공략했다.
김태흠 후보는 자민련 부총재를 지낸 고(故) 김용환 전 의원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충남도 정무부지사에 이어 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주로 친박계로 활동했다. 자신이 ‘윤석열 정부와 원 팀으로 일할 적임자’라며 ‘윤심(尹心)’을 앞세웠던 김 후보는 이날 “제게 보내준 성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충남의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열망”이라며 “충남의 새 역사를 쓰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세종과 대전에서는 양당 후보가 접전을 벌였다.
세종에서는 2일 2시 30분까지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가 52.3%를 득표해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운 민주당 이춘희 후보(47.7 %)를 4.6%p 차이로 앞섰다. 2012년 초대 세종시장을 선출했던 세종시에서 지금까지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공천한 후보가 시장에 당선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반면, 이 후보가 승리한다면 2014년 지방선거 이후 3선 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이 후보는 노무현 정부 시절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최 후보는 이명박 정부 시절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맡았다.
같은 시각, 대전은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가 51.1%를 얻어 현역 시장인 민주당 허태정 후보(48.9%)를 2.2%p 차로 앞서갔다.
이 후보는 대전 동구청장과 19·20대 국회의원(대전 동구)을 지냈다. 그는 “지난 4년간 무능·무책임·무기력으로 일관한 민주당 대전시정을 걷어내야 한다”며 “정권 교체에 이은 완전한 지방 권력 교체가 역사적 사명”이라며 지지를 호소해왔다. 반면, 허 후보는 “대전의 대형 프로젝트들을 반석 위에 올린 만큼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이 중요하다”며 ‘연임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허 후보는 노무현 청와대 행정관, 대전 유성구청장을 거쳐 지난 시장선거에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