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21일 비서실장을 경기도청 공무원들을 상대로 내부 공모를 거쳐 뽑겠다고 밝혔다. 역대 민선 경기도지사 가운데 첫 비서실장을 기존 공무원을 대상으로 인선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 당선인의 이같은 입장은 지방선거 캠프 출신들에 대한 보은인사나 논공행상을 자제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되고 있다.
김 당선인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내부 공모’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을 도청 내부 공모로 뽑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은 중요한 자리로,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도 캠프 비서실장들은 후보의 대리인 역할을 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며 “이제 도정을 맡게 되면서 비서실장에 맞는 역량, 도정에 대한 이해, 저와 함께 도민을 위해 헌신할 자세를 갖춘 비서실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경기도청 공직자들을 깊이 신뢰하고 있다. 선거 캠프에서 함께했던 분이 아니라 도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공무원 중에서 공모를 통해 비서실장을 선발하겠다. 도정에 최적화된 적임자를 뽑아 비서실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도정과 도의 인사에서도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의 이같은 발표는 ‘보은인사’ 논란을 빚었던 역대 민선 도지사와의 차별화로 풀이되고 있다. 그동안 민선 경기도지사는 취임 첫 비서실장으로 선거 캠프 출신이나 측근들을 임명했고, 내부 공모를 통해서 선발하는 것은 처음이다.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은 4급 보직이나 도지사의 핵심 측근으로 역할이나 권한이 적지 않았다.
이재명 전 도지사는 첫 비서실장으로 성남시장 재임 당시 비서실장과 구청장을 지내고, 선거캠프에도 참여했던 퇴직 공무원을 임명했다. 남경필 전 도지사도 선거캠프에서 역할을 했던 경기도 퇴직 공무원(2급 출신)을 첫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한편 경기도지사 인수위는 전날 김 당선인이 경기도지사 공관을 사용하지 않고 사비(私費)로 최근 이전한 수원 경기도청(광교 신도시) 인근 아파트에 사택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김 당선인은 3월 말 경기지사 선거 출마 선언 직후 서울 마포구에서 수원 광교신도시의 오피스텔로 주소지를 옮겨 임시 거처로 사용 중이다.
수원시 장안구 화서동 팔달산 자락에 있는 경기도지사 공관은 1967년 건립돼 역대 경기지사의 주거 공관과 집무실로 활용돼왔다. 남경필 전 지사 당시인 2016년 4월 게스트하우스, 갤러리, 카페 등으로 용도를 변경해 2018년 12월까지 도민에게 개방했다.
그러나 수용인원 저조, 이용률 저하 등으로 운영 실익이 없다는 평가에 따라 이재명 전 지사 시절인 2019년 5월부터 공관으로 다시 사용됐다. 다만 이 전 지사는 공관에 입주하지 않고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자택에서 출퇴근했으며, 공관은 도지사 접견실과 비상 집무실 공간 등으로 이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