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도 에쓰오일(S-Oil) 석유제품 운송을 하는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오일-탱크로리 기사들이 파업을 이어가면서 제품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28일 에쓰오일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오일-탱크로리지부 울산지회에 따르면 노조에 소속된 에쓰오일 유조차 기사 80여명이 지난 24일부터 5일째 울산 울주군 에쓰오일 울산공장 제품 출하장 앞에서 운송비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이고 있다. 에쓰오일 유조차 기사들은 인천, 강원 영동, 경북 영천, 경기 판교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전국 각지의 운송 기사는 에쓰오일 유조차 기사 300여명 중 약 90%인 280여명이다.
파업에 참가중인 한 조합원은 본지에 “경유 가격이 리터당 2100원선을 넘었고, 차량 가격과 소모품 등 경비가 올랐는데도 지난 15년간 운송료는 오른 적이 없다”며 “오죽하면 생계를 던지고 파업을 하게 됐겠냐”고 했다. 그는 “수송사에 여러 차례 운송비 인상을 요구했으나 아무 조치도 없자 기사 대부분이 시위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조합원은 “올해 1월만해도 1만 km를 운송하면 기름값 등 경비가 300만원~350만원 들었는데, 현재는 580만원~600만원이 경비로 나간다”며 “물가는 오르는데 수익은 절반 넘게 줄어 일부 기사들은 차 할부금도 대출을 받아서 냈다”고 했다.
이들은 오른 기름값의 일부만 운송비에서 보전돼 운송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조합원들은 에쓰오일과 공급계약을 맺은 운송사와 대리점 측에 운송비 32% 인상, 심야·공휴일, 명절 등 20% 할증, 세차비 월 10만원 정액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에쓰오일에는 직고용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일선 주유소에선 제품 공급이 제 시간에 이뤄지지 않는 등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파업으로 제 시간에 제품 출하가 되지 않다보니 일선 주유소에서 대리점으로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운송사 뿐 아니라 제품 공급을 하는 에쓰오일도 협의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운송비가 오르려면 에쓰오일이 오른 운송비를 감안해 공급가를 조정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운송사는 에쓰오일에서 제공하는 금액을 바탕으로 운송비를 책정할 수 밖에 없다”며 “에쓰오일도 기사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협의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쓰오일은 운송기사와 직접적인 계약 관계에 있지 않아 협의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본사는 대리점 혹은 운송사와 제품 공급 계약만 맺고 있고, 운송기사들은 운송사와 계약하고 있다”며 “다만 제품 출하가 원활히 되도록 대리점과 운송사 측에 원만하게 협상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