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경찰이 두산건설과 시민프로축구단 성남FC 압수수색에 나선 지난 5월 17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성남FC클럽하우스에서 경찰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뉴스1

경기 분당경찰서가 해오던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에 대해 상급 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이 맡기로 했다. 그동안 경찰은 “분당경찰서가 중심이 돼 수사를 이끈다”는 방침이었으나 최근 경기남부경찰청 지휘부 교체, 분당서 상황 등과 맞물려 입장을 일부 선회했다.

4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 분당서는 이번 주 내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수사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로 넘길 예정이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과 관련해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 ‘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 의혹’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비선캠프 의혹’ 등과 관련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분당서는 ‘성남 FC 부당 후원 의혹’ 사건을 한 차례 수사한 뒤 지난해 9월 불송치 결정을 내렸었다. 하지만 올해 초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아들여 다시 수사를 이어나갔다. 지난 5월 성남시청과 두산건설, 성남FC 등 의혹의 핵심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며 강제수사로 전환했다. 분당서 측은 지난주 “민생 사건이 산적해 있고,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르며 쌓인 선거 사건이 많아 특정 사건에 역량을 집중하기 어렵다”고 상급기관에 의견을 냈다.

해당 사건은 법리 검토 등 사실상 최종 판단만 남겨둔 상태로 알려졌다. 당초 경기남부청은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가 있던 올해 초부터 이 사건은 분당서가 끝까지 맡아 수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했었다. 최승렬 전 경기남부청장은 지난 2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수사를 아예 상급 기관인 경기남부청이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수사 주체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수사는 안 된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분당경찰서가 중심이 돼 수사를 진행해야한다고 답했었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박지영 경기남부경찰청장(치안정감)이 새로 부임하고, 같은 달 30일 수사 책임자인 김광식 수사부장(경무관)에 대한 전보 인사가 나는 등 최근 지휘부가 잇따라 자리를 옮겼다. 인사 이동이 수사방침에 일부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된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을 맡고 있던 분당서에 민생 사건이 많아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라며 “여러 모로 우리(경기남부청)가 맡는 게 맞는다고 보고 이번 주 내에 이관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재명 의원실에서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기도시공사 합숙소를 ‘비선캠프’라며 압수수색한 것을 두고 ‘압색 쇼’라는 비아냥이 제기된다. 사정기관 등은 자중해달라”고 밝힌 것에 대해 박지영 경기남부경찰청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하는 것이다. 다른 것은 없으며 고발이 들어온 것을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