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가 8일 최근 퇴임한 은수미 시장(2018년 7월~2022년 6월) 재임 당시에 불거졌던 2018년 지방선거 캠프 자원봉사자들의 서현도서관 공무직 부정채용 사건과 관련해 당시 시장 비서실장, 채용 과정에 관여한 공무원 4명을 직위해제하고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직위해제 대상은 4급 1명, 5급 3명으로 모두 간부들이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날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크게 손상했다’며 지방공무원 임용령에 따라 이들에 대해 직위해제 결정을 내렸다. 성남시는 이들이 수사기관의 조사나 수사를 받는 등 비위 행위가 중대하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방공무원법의 규정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날 직위해제된 간부 공무원은 당시 은 시장의 비서실장, 서현도서관 공무직 채용시험에 면접관으로 참여한 간부 2명, 서현도서관 운영 담당팀장 등이다. 이들은 부정채용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의 조사 대상에도 올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현도서관 부정채용 의혹은 지난 2020년 9월 선거캠프 출신 인사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며 처음 불거졌다. 그는 은 시장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직후인 2018년 11월 서현도서관 공무직 채용에서 최종 선발인원 15명 가운데 7명이 은 시장 선거캠프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했거나 자원봉사자 활동을 한 인물의 친척이라고 밝혔다.
당시 1차 서류전형은 100대 1의 경쟁률을, 2차 면접시험에서는 2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준사서 자격증이 필수 자격요건이었던 다른 도서관과는 달리 서현도서관은 자료정리원 공무직의 응시 자격 기준을 완화해 채용했고, 자원봉사자들이 취업하고 나자 다시 기준을 강화해 채용공고를 냈다고 주장했다.
또 은 시장의 비서관을 지낸 이모씨가 같은 해 11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서현도서관을 포함한 성남시 공공기관 채용 비리 공익신고를 하면서 본격 수사가 진행됐다. 은 전 시장도 현직에 있던 지난 4월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으나 채용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아직 수사를 종결하지 않았다.
이와 별도로 당시 부정채용에 관여하고 주도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기소된 은 전 시장의 지방선거 캠프 상황실장 이모 씨와 당시 성남시 인사담당 과장 전모씨는 유죄가 인정돼 지난 4월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6개월과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의 기소 내용에 따르면 이씨는 선거캠프 자원봉사자 출신 등에게 공무직 채용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고, 이들의 이름과 응시번호가 기재된 쪽지를 전씨에게 전달했다. 전씨는 이를 면접관들에게 전달하는 수법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면접관들은 미리 전달받은 9명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하도록 했고 그중 7명이 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