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을 스크린 골프장으로 불러내 내기 골프 등을 쳐 3억원가량을 가로챈 일당이 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향정신성의약품인 아티반정을 커피에 몰래 타 피해자에게 먹인 뒤 판돈을 점차 올리는 수법으로 돈을 가로챘다. 아티반정은 불면과 정신 장애 증상 치료에 사용되는 신경안정제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공민아 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59)씨에게 징역 2년 4개월을, B(56)씨·C(54)씨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이들의 범행을 도운 D(43)씨 등 5명에겐 징역 10개월~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3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해 7월 28일 강원도 원주시 한 스크린골프장에 지인 E씨를 불러 내기 골프를 쳤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E씨에게 로라제팜 성분이 함유된 아티반정을 넣은 커피를 마시게 했다.
A·B·C씨 등은 범행 전 불면증 치료 목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아티반정을 처방받았고, 이를 범행에 사용했다.
아티반정을 탄 커피를 마신 E씨는 신체 기능이 급격히 저하됐고 평소와 다른 샷을 치게 됐다. 이에 A씨 등은 판돈을 고액으로 올려 E씨의 돈을 가로챘다. A씨 등은 또 내기 골프가 끝난 뒤 도박장으로 E씨를 데리고 와 일명 ‘훌라’와 ‘바둑이’ 도박을 즐겼다. 이때도 이들은 서로 패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E씨를 속였다.
이런 수법으로 A씨 등은 지난해 9월까지 2개월간 E씨를 속여 16차례에 걸쳐 2억4400만원을 가로챘다.
A씨 등은 E씨뿐 아니라 또 다른 지인 F씨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6차례에 걸쳐 3200만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피해자들의 재산뿐 아니라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범행이었다”면서 “범행 횟수도 많고 편취 금액도 고액인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