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앞 다리를 봉쇄했던 민주노총 화물연대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킨 지 하루 만인 5일, 노조원들이 또다시 다리 입구 진입 도로를 점거하며 물류 차량 통행을 막으려 했다. 경찰은 기동대를 투입해 이들을 해산시키고 도로 밖 ‘집회 허가 구역’으로 내몰았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12명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노조원 30여 명은 이날 오전 8시 전날까지 불법 점거 농성을 벌였던 하이트교(橋)부터 직선거리로 270m가량 떨어진 화계나들목 입구를 점거했다. 강원도 홍천군의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차단하려 한 것이다. 이에 경찰은 오전 11시 30분쯤 기동대를 투입해 길 양쪽으로 인간 띠를 만들고 차량 통행로를 확보했다.
이후 확보된 통행로로 물류 차량이 공장으로 들어가려 하자 인근에 있던 시위대는 차량에 물통을 던졌고 일부는 차량을 향해 뛰어들기도 했다. 경찰과 시위대 간 몸싸움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맥주를 싣고 공장을 나오는 물류 차량을 향해서도 돌과 계란을 던졌다. 시위대가 던진 돌에 일부 차량은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기동대원 2명이 머리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경찰은 이 같은 일을 벌인 노조원 12명을 이날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전날 해산 명령에 불응한 2명에 대해서도 업무방해 혐의로 조사 중이다.
이날 시위대가 오전 한때 공장 진입로를 봉쇄하면서 하이트 강원공장의 맥주 출하량은 평소의 ‘4분의 1′ 수준인 3만1000상자에 그쳤다고 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생맥주의 경우, 강원공장에서 전량 생산되고 있는데 생맥주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물량이 제대로 출하되지 못해 걱정”이라고 했다.
민노총은 사측이 운임 인상 등의 요구안을 받아들일 때까지 집회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점거와 해산이 계속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 경력을 충분히 배치해 물류 차량 이동로를 점거하는 일이 없도록 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