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의 ‘봉쇄’를 시도하며 지난 2일부터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간부 4명에 대해 춘천지검이 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업무방해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고 한다.

4일 강원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입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사흘째 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주류운반 차량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공장과 집회 장소를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관계자는 “(영장 청구된 사람들은) 지역마다 다니면서 화물연대의 집결, 불법 점거를 주도하는 데 역할을 했으며 불법 행위 정도가 심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한 명은 지난달 검찰이 하이트진로 청주공장의 차량 통행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한 인물이다.

민노총 화물연대는 지난 6월부터 운임 30% 인상, 휴일 운송료 지급 등을 요구하며 하이트진로 공장의 물류 차량 출입을 막거나 방해하고 있다. 지난 6~7월에는 소주를 생산하는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의 진출입 도로를 점거하는 시위를 벌였고 그 과정에서 화물연대 하이트진로 지부장이 구속됐지만 시위는 멈추지 않았다.

화물연대 시위대는 지난 2~3일 맥주를 생산하는 강원공장으로 장소를 옮겨 공장 앞 다리를 불법 점거했다가 4일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하지만 이후 다리 진입로를 봉쇄, 물류 차량 통행을 막으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화물연대 간부 4명은 지난 4~5일 강원공장 앞 도로를 점거하다가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긴급체포했던 14명 가운데 일부다. 이들은 물류 차량의 통행을 막고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5일 화물연대 시위대는 경찰의 통행로 확보에 저항하며 물류 차량을 향해 돌과 계란, 물통을 던졌고 시위대가 던진 돌에 일부 차량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기동대원 2명이 머리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강원공장 ‘봉쇄’ 시도와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경 관계자는 “불법 시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화물연대는 사측이 요구안을 수용할 때까지 집회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8일 강원공장에 본사 직원들을 직접 물류 차량의 통로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직원들이 길 양쪽으로 ‘인간띠’를 만들어 화물연대로부터 진출입로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화물연대가 지난 2일 강원공장 앞에서 불법 농성을 시작한 이후 맥주 성수기임에도 물량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등 피해가 막대하다”며 “당사 제품을 원하는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에게 최소한의 물량이라도 공급하기 위해 8일 오전 8시쯤 본사 및 공장 직원 250여 명이 강원공장 앞 진출입로를 확보해 제품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영업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자 정당한 영업 행위이고, 당사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며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며 성수기 제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강원공장에서 테라, 하이트 등 맥주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 수요가 많은 생맥주 제품은 전량 강원공장에서 생산된다. 회사 측에 따르면, 강원공장의 하루 평균 맥주 출고량은 12만 상자다. 하지만 화물연대의 불법 점거로 지난 2~3일에는 한 상자도 출고하지 못했고 경찰이 진출입로를 확보한 4일과 5일에도 각각 9만2000상자와 3만1000상자를 출고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