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에 쏟아진 폭우로 경기도, 강원도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8일부터 시작해 9일 오후 2시까지 여주(산북) 419.0㎜, 양평(옥천) 407.5㎜, 광주 401.5㎜ 등 기록적 폭우가 내린 경기도에서는 이틀 동안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
9일 오전 4시 27분쯤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주변 공장 직원 기숙사로 쓰는 컨테이너가 묻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굴착기로 흙을 퍼낸 뒤 오전 8시 11분쯤 컨테이너 안에서 40대 중국인 1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또 이날 새벽 1시쯤 광주시 직동 성남~장호원 자동차전용도로 성남 방향 직동 IC 부근에서도 산사태로 흙이 쏟아져 지나던 렉스턴 차량을 덮쳤다. 이 사고로 운전자가 숨지고, 다른 승객 2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불어난 하천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사고도 났다. 이날 오전 0시 59분쯤 양평군 강상면에서 60대 남성이 도랑을 건너다가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또 이날 오전 0시 15분쯤 광주시 목현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빗속에 숨진 채 쓰러진 30대 여성을 발견했다.
광주시 목현동에서는 남매가 실종되는 일도 있었다. 이날 0시 43분쯤 주민 A(여·77) 씨가 집 주변 하천을 살펴보러 나갔다가 귀가하지 않자 동생 B(58)씨가 찾아 나섰다가 함께 실종됐다. 또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일대는 밤새 300㎜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저지대 주택과 상가 수십 채가 물에 잠겼다.
한편 강원도에서는 이날 오전 8시 10분쯤 평창군 용평면 속사리 계곡에서 펜션 투숙객 C(54)씨가 급류에 휩쓸렸다가 1km가량 떨어진 곳에서 소방 당국에 숨진 채 발견됐다.
또 낮 12시 54분쯤 횡성군 둔내면 현천리에선 산사태로 토사가 주택 한 채를 덮쳤다. 주택은 밀려 내려온 흙더미에 완전히 파손됐고, 집 안에 있던 주민 1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돼 소방 당국이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중부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춘천댐, 의암댐, 화천댐 등 북한강 수계 댐들도 수문을 개방하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이날 정오부터 수문을 개방할 예정이었던 소양강댐은 10일 오후 3시부터 19일 오후 4시까지 물을 초당 최대 2500t 방류키로 했다. 소양강댐의 수문 개방은 2020년 8월 5일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