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배모씨가 30일 오전 수원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아내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전 경기도 5급 공무원 배모(45)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경찰은 대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9월 9일)가 임박한 점을 감안해 불구속 상태에서 배씨를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원지법 김경록 영장전담판사는 30일 업무상 배임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배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영장을 기각했다. 김 판사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들에 비추어 볼 때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사유를 밝혔다.

이날 오전 9시40분 쯤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한 배씨는 오전 10시30분부터 약 1시간40분동안 실질심사를 받았다. 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온 배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김혜경 씨의 지시가 있었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경찰 호송차에 올라탔다. 이어 31일 0시30분쯤 영장 기각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 대기했다.

배씨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인 2018년 7월부터 작년 9월까지 약 3년 동안 경기도 총무과 별정직 5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경기도 법인카드로 음식 등을 구매해 김씨의 집에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배씨가 법인카드를 유용해 경기도에 손해를 끼친 금액이 2000만원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또 배씨의 지시로 법인카드로 음식을 구입해 김씨에게 배달하고 사적인 심부름을 했다는 전 경기도 7급 공무원 A씨의 폭로 내용을 부인한 혐의(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월 A씨의 폭로 이후 이 대표와 김씨, 배씨를 직권남용, 강요, 국고 손실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한편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 경기도 총무과 소속 공무원 2명을 업무상 배임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배씨가 김씨의 개인 음식값을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등의 행위를 방조하고, 법인카드 영수증 처리에 문제가 없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