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부터 전국 곳곳이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전국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비상사태 준비에 들어갔다. 주요 지역의 하늘길과 뱃길이 오는 5일 대부분 끊길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일부 학교는 등교 대신 원격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4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힌남노의 영향권을 가장 먼저 접한 남부지역의 경우 대비에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은 오는 5일 오후 1시부터 6일 오전 9시까지 제주발 국내선 항공편 40여 편을 전면 결항한다. 대한항공은 다음날인 6일 오전 9시 이후 바로 항공기 운항을 재개하지 않고 대신 태풍 진로에 따른 기상 상황에 따라 항공편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제주항공도 5일 오후 2시 이후 제주 기점 출발편과 연결편 59편 모두 결항 조처했다. 아시아나항공 등 다른 항공사 역시 5일 오후 1시 이후 항공편 전편을 결항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공항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부산에서 제주와 김포를 오가는 항공편이 5일 오후를 기점으로 대부분 사전 결항한다. 항공사별로 대한항공 오후 2시, 진에어 오후 1시 35분, 에어부산 오후 5시 이후 김해공항을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 56편이 모두 결항 조처됐다.
바닷길도 하늘길과 함께 무더기로 운영이 중단됐다. 우선 전남 목포, 여수, 완도 섬 지역 57개 항로를 오가는 여객선 78척 중 현재 2개 항로(2척)만 정상 운항하고 있다. 목포 26개 항로를 오가는 여객선 43척과 여수 8개 항로를 오가는 10척 중 각각 1개 항로(1척)만 정상 운항 중이다.
완도에서는 13개 항로, 23척 모두 운항하지 않고 있다.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도 전체 11개 항로 17척 중 이날 오전 8시 제주항에서 조기 출항한 목포행 여객선 1척을 제외하고 모두 결항했다. 현재 제주도 내 항구와 포구에는 각종 선박 1949척이 대피해 있다.
부산에서는 5일 0시부터 선박 입·출항을 금지하는 ‘포트 클로징’을 실시한다. 부산지역 항만에 정박·계류 중인 여객선과 화물선은 이날부터 태풍이 끝날 때까지 운항할 수 없다.
부산의 경우 6일 모든 학교에 전면 원격 수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등교를 희망하는 학생이 있으면 학교는 긴급 돌봄을 운영하되, 학생 안전을 위해 학부모 등 보호자와 동반해 등·하교를 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자 수도권도 잔뜩 긴장했다. 경기도는 4일 오후 8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 체제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힌남노의 영향권에 드는 6일까지 사흘간은 지역별로 최대 100~40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풍속은 초속 15m에 달할 것으로 예보됐다.
인천소방본부는 이날 긴급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하고 각 부서와 소방서에 강한 바람과 집중호우 대비를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 또 태풍 영향권이 미치는 5일을 기점으로 태풍경보 발령 시 전 직원의 3분의 1을 비상근무 인력으로 투입하고, 의용소방대원을 배수 지원과 복구 활동에 투입하기로 했다.
수도권 각 지자체들은 각 시·군·구, 유관기관과 소통체계를 유지, 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집중호우 위험지역 접근금지 및 야외활동 자제 등 행동요령을 재난 문자 등을 통해 집중 홍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