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열리는 한 행사에 참석한 라이베리아 국적 남성 2명이 한국인 10대 여학생들을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붙잡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로고. /조선DB

23일 부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라이베리아 국적 공무원인 50대 A씨와 30대 B씨 등 2명은 지난 22일 오후 11시쯤 부산 동구의 한 거리에서 만난 10대 여학생들을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학생들은 당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이들이 내보내 주지 않는다고 알렸고, 전화를 받은 지인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호텔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객실 문을 열려 했지만 불응하자 119 대원들이 출동해 강제 개방한 뒤에야 문을 열어 남성들을 체포했다. 이들은 체포 과정에서도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여학생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경찰 조사에서 남성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남성들은 경찰에 자신들이 라이베리아의 외교관이라며, 한국 정부 행사를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두 사람은 부산에서 열리는 ‘한국해사주간’ 행사 참석차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행사는 해양수산부와 국제해사기구(IMO)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것으로, 이들은 교육 프로그램 참가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모두 라이베리아 소속 공무원으로, A씨는 라이베리아 외교부 소속이고 B씨는 국제해사기구에서 파견 근무를 하던 중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외교관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고, 범행 후 경찰에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B씨 등이 국내 근무 등을 위한 외교관 지위를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외교관 면책특권을 규정한 비엔나 협약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두 사람에 대한 수사를 완료한 뒤 범죄 혐의점이 확인되면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으로 자세한 내용을 알리기 어렵다”며 “피의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