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에 있는 안동호(湖) 인공섬에서 산란과 포란, 새끼를 키우는 쇠제비갈매기. 안동시는 기존 서식지인 모래섬이 수위 상승으로 사라지자 2020년 3월 인공섬을 만들었다. /안동시 제공

경북 안동의 명물로 자리 잡은 쇠제비갈매기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격상된다.

안동시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기존 267종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15종 늘려 282종으로 확대하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지난 5일부터 40일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각 분류군별 전문가의 검토를 거친 후 대국민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마련된 것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은 야생생물법에 따라 5년마다 개정된다.

개체수와 서식지 보호가 필요한 큰뒷부리도요, 둑중개 등 올해 추가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중에 쇠제비갈매기도 신규로 포함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멸종위기 관심대상이던 쇠제비갈매기는 앞으로 포획하거나 서식지를 파괴하다 적발되면 관련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된다.

경북 안동에 있는 안동호 인공섬에는 해마다 많은 쇠제비갈매기가 찾아와 알 낳고 새끼를 기른다. /안동시 제공

쇠제비갈매기는 호주에서 1만㎞를 날아와 4월에서 7월 사이 한국과 일본, 동남아 등 주로 바닷가 모래밭에 서식하는 도요목 갈매기과(科)의 여름철새다. 이례적으로 2013년부터 안동호(湖) 내 쌍둥이 모래섬에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호수 수위 상승 등으로 기존 서식지가 사라지자 안동시는 2020년 3월 인공섬(1000㎡)을 만들어 쇠제비갈매기에게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제공했다. 지난해 11월 환경부가 조성한 2차 인공섬(800㎡)에서도 번식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2개의 인공섬에선 쇠제비갈매기 새끼 70여 마리가 태어났다.

호수 수위 상승으로 기존 쇠제비갈매기 서식지인 쌍둥이 모래섬이 사라지자 2020년 3월 안동시가 조성한 인공섬(1000㎡)과 지난해 11월 환경부가 조성한 2차 인공섬(800㎡). /안동시 제공

해마다 관광객 수천여명이 안동호를 찾을 만큼 쇠제비갈매기는 안동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시민들로 구성된 ‘쇠제비갈매기의 꿈’ 보호단체도 생겼다.

정승호 안동시 환경관리팀장은 “쇠제비갈매기가 멸종위기 보호종으로 지정되면 일반인의 서식지 출입이 제한되거나 보다 더 엄격해진다”며 “앞으로 기존 보호단체를 대상으로 전문가들과 함께 관련법에 대한 교육 등의 절차를 거쳐 보호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