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광고를 미끼로 주부 등 270명으로부터 130억원을 뜯어낸 사기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중 일부는 이 돈으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게임 아이템을 구매해 소위 ‘지존’으로 군림하기도 했다.
강원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53명을 붙잡아 A(34)씨 등 총책 4명을 비롯해 13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필리핀과 국내에서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등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에게 “신개념 재테크를 통해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270명으로부터 130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필리핀 총책인 A씨는 지난 2019년 1월 중학교 선배 2명과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사기 조직을 결성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에서 고수익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꾀었고, 스포츠토토 사이트 등에 가입을 유도한 뒤 돈을 뜯어냈다.
국내 총책을 맡은 B·C·D씨 등 3명은 지난 2020년 2월 국내에 들어온 뒤 새 조직을 만들어 같은 수법으로 가상화폐와 금 거래 사기 사이트 가입을 유도해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A씨 등은 일명 ‘알박기 계정’(거짓 수익 인증 글 등을 올리기 위해 만든 대포 계정)을 활용해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또 피해자들에게 소액의 이익금을 돌려주고 더 큰 금액으로 재투자를 유도하기도 했다.
B씨와 C씨는 특히 범죄 수익금으로 수십억원짜리 게임 아이템을 구매해 리니지 게임에서 ‘지존’으로 불리기도 했다.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와 긴밀하게 공조해 적색수배자와 해외로 도피한 조직원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 집행을 통해 확보한 금융거래자료 등을 토대로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터무니없는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