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체(왼쪽)와 훈민정음체(오른쪽). /전자 관보

국가정보원이 ‘신영복체’로 쓴 원훈석(院訓石)을 교체한 데 이어 경기도교육청도 신영복체로 쓴 교육감 직인(職印)을 바꿨다.

1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달 1일 ‘경기도교육감인’과 ‘경기도교육감인 민원사무전용’ 등 5개 교육감 직인의 글씨체를 신영복체에서 ‘훈민정음체’로 변경한다고 공고했다. 교육청은 공고문에서 “직인의 글씨체를 쉽고 간명하게 알아볼 수 있는 훈민정음체로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직인을 교체하는 데 50여 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신영복체는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손글씨를 본뜬 글씨체를 말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사람이 먼저다’, 소주 ‘처음처럼’ 등에 쓰이며 대중에게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은 이재정 전 교육감 시절인 2020년 11월 교육감 직인을 신영복체로 바꾼 뒤 1년 10개월가량 사용해 왔다.

신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20년간 복역한 인물이다. 대표적인 좌파 학자 중 한 명으로 문 전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로 꼽기도 했다.

이번 직인 교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기도교육감이 진보 성향인 이재정 전 교육감에서 보수 성향인 임태희 교육감으로 바뀐 영향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다른 기관들이 대부분 훈민정음체를 사용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6월 신영복체로 쓴 원훈석을 폐기하고 기존 원훈석을 복원했다. 당시 국정원은 “신영복체로 쓰여진 원훈석의 서체가 정보기관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