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경북 포항시의 한 모텔에 투숙한 여성 3명이 잇따라 숨진 원인은 일산화탄소에 의한 중독사로 밝혀졌다.
11일 포항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12시16분쯤 포항시 남구 한 모텔에서 여성 투숙객 3명이 쓰러진 것을 모텔 주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경찰과 구급대원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70대 A씨는 숨져 있었고, 다른 70대 B씨와 60대 C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B씨와 C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혼수상태를 이어오다 지난 10일과 11일 잇따라 숨졌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외부침입 등 타살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노후된 모텔 보일러에서 새어나온 일산화탄소가 원인이었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A씨 등 이들의 사인(死因)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모두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혈액에는 치사량 이상의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 이들이 투숙한 객실에서도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측정됐다.
집단 사망사고가 발생한 해당 모텔에서는 가스누출경보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경보기 설치의무는 2018년 년 12월 강원도 강릉시 펜션에서 학생 10명 가운데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이 없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신규 숙박시설에 도입됐다.
경찰은 오는 14일 사고가 난 해당 모텔에 대해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30여년 전 지어진 노후된 모텔 가스보일러에서 새어나온 일산화탄소로 안타깝게도 세 사람 모두 숨졌다”며 “모텔 업주를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를 적용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 등 숨진 3명은 강릉과 정선에 주소를 두고 있으며 같은 동네 살거나 평소 알고 지낸 사이로 조사됐다. 이들은 강릉에서 승용차를 타고 관광 차원에서 포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모텔에 함께 투숙한 이들은 다음날인 9일 오후 퇴실시간이 지나도 인기척이 없자 방문을 열어본 모텔 주인에 의해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