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일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경북 울릉군 전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됐으나 주민들은 울릉군의 안내가 늦어져 제대로 대피도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릉군에 따르면 이날 울릉군 전역에는 오전 8시 55분부터 약 3분간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그러나 울릉군이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 문자를 보낸 것은 경보가 발령된 지 약 25분이 지난 오전 9시 19분 37초였다. 울릉군은 대피 안내 방송도 이날 오전 9시 43분쯤에야 했다. 공습경보가 발령된지 45분이 지나서야 주민들에게 경보 내용이 실제 상황임을 알리는 방송을 한 것이다.
그러나 울릉군 관계자에 따르면 공습 경보 후 담당 지자체는 즉시 대피방송을 하고 재난 안전문자를 보내야 한다.
이에 대해 울릉군 관계자는 “공습 경보가 울리는 상황을 처음 겪다 보니 경보가 울린 경위를 파악하는 등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군 단위 대응회의 등을 하다가 부득이하게 주민에 안내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울릉군의 안내가 늦어지면서 주민들은 공습 경보 소리를 119 구조대 소리나 민방위 소리로 착각하는 등 우왕좌왕했다.
김해수 울릉어업인연합회장은 “사이렌이 울렸지만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대다수 주민들이 그냥 민방위 훈련인 줄 알고 일상생활을 했다”며 “대피방송도 했다고는 하는데 듣지 못해서 방송을 했는지 안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울릉군 공무원들은 공습경보 발령 당시 긴급하게 군청사 내 지하공간 등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보 발령 이후인 이날 오전 9시 5분쯤 울릉군에 있던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전달된 대피 안내 메시지에도 ‘실제상황 즉시대피 바람’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 메시지 역시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 문자가 전달된 것보다 14분 먼저 전달됐다.
공무원들이 군청 내 지하 대피소 등을 이용해 대피를 한 반면 대다수 주민들은 울릉군 내 대피소가 어디인지도 잘 모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울릉군에 따르면 울릉읍 도동에 6곳, 사동 1곳, 저동에 1곳 등 울릉군 전역엔 총 8곳의 지하대피소가 있다. 이 대피소의 총 수용 가능 인원은 3170명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북한은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고, 이중 1발은 동해 NLL 이남 공해상에 탄착됐다. 군 당국은 탄착 지점은 NLL 이남 26㎞, 속초 동방 57㎞, 울릉도 서북방 167㎞라고 밝혔다. 미사일 방향이 울릉도 쪽이었기 때문에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탄도탄 경보 레이더 등과 연계된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는 울릉군에 자동으로 공습경보를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