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남구 대명공연거리 내 소극장 ‘함세상’은 최근 시설을 크게 바꿨다. 70석 규모의 이 소극장이 장애인들이 출입하고 이용하기 편리한 곳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장애인 기본법상 장애인 시설 설치의무가 없는 300석 미만 소극장으로서는 전국 최초의 일이다. 남구청이 최근 장애인 편의증진 사업의 하나로 ‘문턱 없는 우리동네 소극장’ 운동을 펼친 덕분이다.
남구청이 소극장 ‘함세상’에 장애인 시설을 갖추기로 한 것은 이곳이 대명공연거리 내 13곳의 소극장 중 장애인 전문 소극장인데다 지상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평소 ‘함세상’은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공연을 펼쳤고, 장애인재활과 장애인참여사업 등 장애인 관련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왔다.
그러나 아쉽게도 장애인 화장실, 자동출입문, 휠체어 경사로 등이 없어 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뒤따랐다.
남구청은 장애인은 물론 노약자들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소극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난 9월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극단 ‘함세상’은 명실공히 ‘문턱 없는 우리동네 소극장’이 됐다.
장애인 화장실이 만들어졌고, 수도꼭지에서는 온수가 쏟아졌다. 또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문을 열고 닫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자동 출입문과 함께 휠체어 경사로도 설치됐다.
극장 앞 진입부분은 완만한 경사로로 바뀌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접근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극단 ‘함세상’이 있는 대명공연거리 내 대명공연예술센터에도 장애인화장실 접근이 편리하도록 자동출입문과 점자식 핸드레일이 설치돼 편의성을 높였다.
남구청은 관내 전체 23개 민간 소극장에 2차로 점자식 스티커, 시각장애인을 위한 공연장 간판 등을 설치하고 대명공연거리 내에는 장애인이 정보를 제공받기 쉽도록 만든 글과 그림으로 표기된 안내판도 설치할 예정이다.
김태석 대구소극장협회회장은 “소극장을 포함한 지역의 문화시설과 프로그램 진행에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 계층을 적극 포함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이번 문턱 없는 우리동네 소극장 사업을 통해 장애인 편의증진 시설이 필요한 곳을 더 찾아 장애인과 소외된 주민들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문화를 통해 공론화 시키고 치유해 나가는 과정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