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낸 뒤 불이 난 차량 안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가 시민들에 의해 구조됐다.
광주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15일 오전 1시 27분쯤 광주광역시 동구 소태동 22번 국도 소태고가교 주변에서 A(62)씨가 몰던 차량이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차에 불이 붙었으나 A씨는 의식을 잃는 바람에 곧바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러자 사고를 목격한 시민 2~3명이 A씨를 구하기 위해 차량에 접근했으나, 차량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 때 한 시민이 자신의 차량에서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를 가져와 사고 차량 가까이 있던 시민에게 건넸고, 그 시민은 도구로 차량 유리창을 수 차례 내리쳐 부쉈다.
다행히 차량 유리를 깨뜨리는 사이 운전자 A씨가 의식을 회복했고,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차량에서 빠져나와 갓길로 대피했다. 당시 불길은 점점 거세져 운전자 뿐 아니라 구조에 나선 시민들도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한 시민은 A씨가 차량에서 빠져나올 때까지 차량 문을 놓지 않고 탈출을 도왔다.
A씨는 손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금만 늦었어도 심각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으나 용기 있는 시민들이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구조에 참여한 시민 신모(26)씨는 “소방과 경찰이 도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차에 불이 붙자 무작정 꺼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불은 A씨가 구조된 직후 도착한 119에 의해 10분만에 진화됐지만, 차량이 모두 불에 타 1900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경찰은 A씨가 사고 직전, 또는 사고 충격 때문에 의식을 잃어 차량에서 신속히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