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에서 파업에 불참한 비노조원 화물차에 쇠구슬을 날려 피해를 입힌 혐의로 화물연대 노조원 3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2일 부산신항 내 화물연대 노조 천막에서 A씨 등 3명을 붙잡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달 26일 부산신항 인근 도로에서 비노조원 화물 차량에 지름 1.5cm 크기의 쇠구슬을 날려 피해를 입힌 혐의(특수상해·특수재물손괴)를 받고 있다. 당시 이들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쇠구슬에 운행 중이던 비노조원 화물차 2대의 앞 유리가 파손됐고, 화물차 운전자 1명은 깨진 유리창 파편에 목 부위가 긁히는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A씨 등이 사건 발생 현장 인근에서 새총으로 추정되는 기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폐쇄회로(CC)TV에서 확인했다. 다만 이들이 실제 피해를 입은 비노조원 차량을 향해 쇠구슬을 쏘는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또 범행 현장 인근 CCTV와 피해 화물차 블랙박스 등을 분석해 A씨 등 3명이 쇠구슬이 발사된 곳으로 추정되는 화물연대 김해지부 소속 스타렉스 차량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사건 당시 스타렉스 차량은 피해 화물차 2대의 맞은편 도로에서 달려오고 있었고, 양측 차량이 서로 지나간 뒤 화물차의 앞 유리가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씨 등이 함께 차를 타고 다니며 비노조원 화물 차량 등에 쇠구슬을 날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에 대해 추가적인 조사를 마친 뒤 필요할 경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범행 당일 현장 인근에서 지름 1.5㎝가량의 쇠구슬 2개를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부산신항 내 화물연대 노조 천막, 화물연대 방송 차량, 화물연대 김해지부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해 화물연대 소속 차량의 운행 일지와 쇠구슬을 확보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2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공공운수노조 건물에 있는 화물연대 본부와 부산 남구 용당동 화물연대 부산지역본부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화물연대 본부에는 17명, 부산지역본부에는 6명의 조사관이 투입됐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입을 시도했다. 공정위는 화물연대가 소속 사업자(화물차주)에게 운송 거부를 강요했거나, 운송 거부에 참여하지 않은 화물차주들을 방해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화물연대 본부의 경우 변호사가 나와서 ‘건물에 다른 노조들도 입주해 있으니 모두의 허락을 얻어야 진입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조사관들과 논쟁을 벌였다”며 “진입 자체를 장시간 막는 상황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