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 이틀째 강원 고성 미시령에 57.8cm의 눈 폭탄이 쏟아지는 등 강원 동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특히 이번 눈은 습기를 많이 머금은 습설(濕雪)로 시설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5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고성 미시령에 57.8cm의 눈이 쏟아지는 등 향로봉 53.2cm, 진부령 36.8cm 등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또 동해안 지역에도 지난 14일 밤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 고성 현내 19.6cm·양양 15.1cm·북강릉 14.2cm·속초 11.1cm 등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강릉 등 동해안 지역의 눈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번 눈은 습기를 많이 머금은 습설(濕雪)로 눈 자체가 무겁고 잘 쌓이는 성질을 갖고 있다. 100㎡(약 30.25평) 면적에 50cm의 눈이 쌓이면 약 5t의 무게를 낸다.
폭설에 차량 고립과 교통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낮 12시 4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한 도로에선 차량 12대가 폭설에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 고성군이 제설차량 등을 긴급 투입해 신고 1시간 20분만인 오후 1시 28분쯤 구조작업을 완료했다.
또 이날 오전 9시 23분쯤 강원 홍천군 서석면 풍암리에선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도랑으로 떨어지면서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오전 8시 50분쯤 강원 양양군 강현면 한 도로에서도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전복돼 운전자 1명이 다쳤다.
앞서 지난 14일 오후 7시 33분쯤엔 강원 강릉시 옥계면 동해고속도로 속초방향 강릉 1터널 인근에서 7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60대 남성 등 2명이 다쳤다.
양양국제공항과 원주공항 출·도착 항공편도 모두 결항됐다.
이날 많은 눈이 내리면서 경찰은 속초와 양양지역 일부 고갯길의 차량 통행을 통제했으나, 현재는 대부분 해제된 상태다.
강원지방기상청은 16일까지 강원 산지에 10∼30cm, 많은 곳은 최대 40cm 이상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북부 동해안엔 5∼15cm, 중·남부 동해안에는 3∼10cm, 강원 영서 내륙엔 2∼7cm의 눈이 예보됐다.
많은 눈이 예보되면서 강원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도심과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제설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장시간 눈이 내리면서 비닐하우스 붕괴 등 시설물 피해가 발생하고 도로에 차가 고립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교통 상황을 확인하고 월동 장비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